포향시향 110회 정기연주회
피아니스트 김종윤과 협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정말 아름답습니다.”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10회 정기연주회`를 공연하는 유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는 이날 음악회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날 연주회는 부제인`라흐마니노프의 밤`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 낭만주의 전통의 마지막 작곡가이자 대표적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대표적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낭만파의 마지막 기수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출신의 라흐마니노프는 생전에는 피아노의 거장으로, 사후에는 많은 애호가를 가진 피아노 협주곡의 작곡가로 손꼽힌다. 풍부한 감성과 애수로 가득 찬 서정적인 선율과 큰 스케일이 라흐마니노프 곡의 특징.
이번 공연은 유종 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피아니스트 김종윤을 초청해 현대음악세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한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적이고 파격적인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연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유년기 교향곡 D단조`와`피아노협주곡 제3번 D단조 작품30`,`교향곡 제1번 D단조 작품13`이다.
가장 주목할 곡은`피아노협주곡 제3번`과 `교향곡 제1번`이다. 라흐마니노프가 21세 때(1897년경) 작곡한 `교향곡 제1번`은 림스키코르사코프를 비롯한 당대 러시아 작곡가들에게 형편없는 곡이라고 비난을 받았던 곡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소박하고 민속적인 집시선율을 정중한 교향곡의 핵심부에 넣은 점 때문에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준 작품으로 높이 인정 받고 있다.
`피아노협주곡 제3번`도 당대에는 호평을 받지 못했으나 자신이 작곡한 곡을 직접 연주해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라는 극찬을 받게 됐고, 오늘날 피아니스트라면 반드시 정복해야할 피아니스트의`에베레스트`라고 알려지게 될 정도로 널리 인정받게 됐다.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을 소재로 한 영화`샤인`에서 주인공이 미친 듯이 연주한 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쓰러졌던 바로 그 곡이다.
곡 전체에 은은히 흐르는 테마의 반복들은 음악사에 빛나는 한 거장의 예술 음악이 대중속에 녹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악마의 교향곡` 이란 별명이 붙을만큼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엄청난 힘과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다.
피아니스트 김종윤은 예원학교와 서울 예술고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충모 교수 지도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국제무대에 출연한 유망주 연주자다.
중앙콩쿠르와 이화경향콩쿠르에 1위 입상,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쿨에서 2위 입상, `현대음악 최고연주자 상`과 `스페인 음악 최고연주자 상`을 받았고, 독일 라이프찌히의 `유로 뮤직 페스티벌`에 두 번이나 참가 연주를 가졌다.
2008년에는 `야마하 라이징 아티스트 시리즈`의 리사이틀을 가졌고, 2010년에 쇼팽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리사이틀을 가졌으며, 올해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초청연주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종 상임지휘자는 미국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1984년 러시아 출신 거장 박탕 조르다니아의 눈에 띄어 상트 페테르부르그 지휘학파를 계승한 뒤 한국인 최초로 동구권 지휘자로 활약하는가 하면 영국의 대표적인 악단인 런던 필하모니아를 로린 마젤 등에 이어 정규객원지휘자로 여러차례 지휘했고 15장의 음반을 녹음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정상급 지휘자다.
전석 초대. 문의 270-548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