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과 자기 성찰기도, 좋은 추억 만드는 순례길로 각광
이곳은 우리나라 천주교 발상지인 경기도 광주의 천진암 성지,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묻힌 경기도 안성의 미리내 성지 등과 함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곳은 칠곡군 내에 산재한 신나무골~동명성당~성가양로원~한티순교성지를 잇는 길로 한국 천주교의 순교사를 되살리고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묵상과 자기 성찰기도 등을 위한 순례길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이곳의 피정의 집이 개인에게도 개방돼 일상생활에 지친 신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피정과 성지순례를 동시에 할 수 있어 더욱 깊은 기도와 신앙에 맛들이게 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지친 심신에 충분한 휴식을 주고 에너지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좋은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수 있어서다.
해발 600m의 깊은 산중의 한티순교성지는 1815년 을해박해 때부터 형성된 천주교 교우촌이다.
이곳은 그 옛날 천주교 신자들의 최후 피란처였다. 을해박해 당시 천주교 신자들은 대구 인근의 산간벽지로 피해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으며 한곳에 모여 살았는데, 이 때 정착한 곳이 바로 한티였다.
그러나 이곳에 정착한 후에도 수차례 관군의 습격을 받아 많은 신자들이 순교하게 돼 오늘날 한티순교성지로 일컫게 된 것이다.
한티 순교성지에는 모두 37기의 묘가 있다. 순교자 묘의 대부분인 33기는 무명순교자의 묘지이다. 도저히 딴 곳으로 옮기기 힘들 정도가 된 순교자의 시신을 바윗돌 사이에 그대로 두고 조성한 묘역이다.
대구대교구는 선교 200주년을 기해 이곳을 순교성지로 정했다. 대표적인 순교자인 서태순 베드로의 묘지와 조가롤로 가족의 무덤도 찾아냈다. 한티고갯길에 군위로 가는 순환도로가 트이자, 길 밖에 있는 순교자 묘지를 사적지 안으로 이장하기도 했다.
현재 한티순교성지에는 항상 열려 있는 순례자의 집, 피정의 집, 영성관, 야외 제대와 십자고상이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산책로 등과 잘 어우러져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새로운 신앙의 안식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 4월부터 한티순교성지 피정의 집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의 단체에게도 언제든지 피정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전국의 각 교구 주보에 홍보를 한 결과 지금까지 50명 이상의 개인 피정객들이 이곳 피정집을 다녀갔다.
피정의 집에서는 숙식과 기도, 매일미사, 신부님과 면담, 성지순례 등의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단체의 경우는 피정센터에 위탁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한티순교성지 김종헌 관장 신부는 “사시사철 아름다운 이곳 한티순교성지에서 영육간으로 주님 안에서 쉬고 싶은 분들은 언제라도 문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최근 전국에서 많은 신자들이 찾았는데 음식이나 시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경관에 감동하고 자주 들리겠노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의 (054)975-5151.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