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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 15명 서품식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6-24 20:58 게재일 2011-06-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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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교구 인사때 임지 맡아 사목자로 첫 출발

“한 마음으로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한 마음으로 위해 주십니다. 흠없이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흠없이 위해 주십니다. 온 몸으로 당신의 뜻을 받들게 하옵소서”

가톨릭의 신부는 자기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불러줘야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신부가 되는지 사제 서품식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지난 22일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대구 성김대건 기념관에서 새 사제 15명에 대한 성품 성사를 수여하는 사제서품식을 열었다.

서품식 거행 두 시간 전부터 새 사제의 탄생을 축하하러 오는 신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서품식은 모처럼 교구민들이 함께 모여 교구 공동체의 일치를 드러내는 뜻깊은 자리다. 각 본당 청년들은 본당 어른들을 위해 행사장 안내를 맡았다. 교구 운전기사사도회는 차량봉사를 펼치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이날 서품식에는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수품자 가족 등 3천여명이 참석해 `하느님의 종`으로 탄생한 박남일, 이진희, 장명훈, 이대로, 박동찬, 김경덕, 사공병도, 김현구, 성영산, 오창영, 박재희, 고태권, 황은모, 김병홍, 박상혁 등 15명의 새 사제들의 첫 걸음을 축하했다.

사제서품식은 환희와 기쁨, 은총과 축복이 가득한 거룩한 잔치로 봉헌됐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3천여 명의 교구민들은 새 사제들이 예수 그리스도만을 고백하고 따르며 양떼들을 이끄는 참목자가 되도록 하느님께서 은총 내려 줄 것을 청했다.

서품미사를 집전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새 사제의 부모님들을 치하, 이 분들이 귀한 아드님을 하느님께 봉헌하지 않았으면 하느님의 영광, 교회 발전,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봉사할 사제들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부모님들이 많은 은총을 받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조 대주교는 “새 사제들에게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과 가난의 삶을 따르길”당부하고 “교구 사제 양성을 위해서는 신자 여러분들의 많은 기도와 관심이 절실하다”며 성소 계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새 사제들은 평생토록 혼자 살아야 한다는 독신서약과 사제후보자 서약을 마친 후 `성인 호칭 기도`를 위해 제대 앞 바닥의 흰 천 위에 나란히 엎드려 전구(轉求)를 청했다.

가톨릭 성인들의 이름이 길게 호명되는 동안 흰 천 위에는 어김없이 눈물이 맺히고, 바닥은 흥건히 젖어갔다. 이날 사제품을 받은 새 사제들은 오는 8월 교구 인사 때 첫 임지를 맡아 사목자로서 본격적인 길을 걸어가게 된다.

사제가 되려면 고졸 이상 학력자가 신학대학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포함해 7년간 공부해야 한다.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해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신학생은 6학년 겨울 부제 품을 받고 1년 뒤 사제 품을 받는다. 신학대학에 들어가 4년차에 독서직(讀書職), 6년차에 시종직(侍從職), 7년차에 부제(副祭) 서품을 받고 비로소 성직자의 길에 들어선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사제가 되기 위해 주님 앞에 섰다. 성소를 찾아 방황하기도 했고, 사제가 되기 위해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하느님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분이 부활의 길을 홀로서 가듯 홀로 가야만 한다`는 시 구절과 같이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사제여 그대는 누구인가? 그대를 위하여 있는 자가 아니니, 그대는 모든 이의 종이니라, 그대는 또 하나의 그리스도니라, 사제여 그대는 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것이니라.”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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