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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포리세계암각화박물관 건립해야”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6-27 19:48 게재일 2011-06-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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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그동안의 연구결과, 칠포리에서 암각화의 조형변화의 배경에는 묘역식고인돌의 파급과 때를 같이 하였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표이었다. 차후 이 부분에 대한 또 다른 연구자의 관심과 연구를 촉구하고자 한다.

그간 한국학계에서는 누차에 걸쳐서 국제학술교류차원에서 외국연구자를 초빙하여 주제발표를 맡겨왔다. 기왕의 발표가 해당연구자의 관심부분에 대한 발표였다고 한다면, 이번에 내한한 쉬잉(徐英, 내이몽골대)교수의 발표는 사전에 연구 자료를 제공하는 가운데 공동 연구차원에서 그것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쉬잉교수는 중국암각화에서 특히 북방식 암각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내이몽골 인샨 암각화의 기하학문요소와 칠포리 암각화를 비교분석하여 이를 발표하였다. 이번의 학술대회에서 중요한 발표의 한 축은 보존과 활용이라는 측면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나날이 훼손되고 있는 칠포리 암각화에 대한 보존은 이 시점에서 적절한 제안이었다고 하겠는데, 여기에 대하여 임권웅(유네스코본부 세계유산센터ㆍICOMOS-KOREA)박사의 발표가 있었고, 문화컨텐츠 개발과 관련해서는 김기덕(건국대)교수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임권웅박사는 보존대책에 있어서 보존처리는 풍화 및 훼손을 늦추자는 것이지 이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현실에서 아직 없다고 하면서, 칠포리 암각화와 같이 노천에 방치된 유적은 현재로서 적절한 방법 중의 하나는 지붕과 같은 보호각을 생각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 유적인근에 사는 지역민들의 애정이야 말로 유적에 대한 훼손을 최소화하고 늦추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국내외 다른 유적의 보존경험에서 얻은 바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기덕교수는 칠포리 암각화의 문화콘텐츠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세계 암각화 연구에 있어 한반도 암각화는 매우 독특한 것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 자리에서 김기덕교수는 `빨리가 아니라 먼저가 우선이고 미덕이 되는 시대`에 생각해 봄직한 박물관으로서 칠포리세계암각화박물관(가칭)의 건립을 주장하였다. 김기덕교수가 제기한 박물관의 형태는 아날로그식 보다는 아무래도 IT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콘텐츠 박물관으로서, DB구축이 우선되는 박물관형태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세계 여러 암각화박물관과 교류와 협력을 통하면 손쉽게 내실을 갖춰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주제발표에서 이어지는 종합토론은 장장식(국립민속박물관)박사의 사회로 이상목(울산암각화박물관)박사, 채미하(경희대)교수, 이근직(경주대)교수, 김인희(전북대)교수 등 토론자들의 발표내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또한 지역패널로 참석한 권창호(포항문화원)원장과 박문하(동대해문화연구소)소장, 그리고 배용일(포항대학)명예교수와 함께 에르텐바타르(내이몽골대)교수 등 15명이 종합토론에 참여하였다. 비록 제한된 시간이긴 했지만 시종 열띤 토론은 내내 진지하게 진행되었으며, 관중석의 시민들도 적극 참여하여 칠포리 암각화에 대한 일반적 관심도가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넉넉한 공간과 편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였는데도 입추의 여지없이 참석하고 또 열성적으로 토론에 참여해 준 시민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문화유적이나 유산에 대한 연구는 그 무엇보다도 현장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음날 이어진 현장답사는 시종 진지한 토론과 분석으로 진행되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전날 늦게까지 온 비로 다음날이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답사에 알맞은 날씨였으며,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답사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여 시종 깊은 관심 속에 이루어졌다. 이날의 답사는 우리가 왜 공동 답사를, 그리고 관련 연구자의 범위를 넓혀서 수시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하는 점을 잘 알게 하는 답사였다. 그간 필자는 칠포리에 대한 조사는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을 자주하였다. 또 스스로 수차례 그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었다. 이번의 답사에서도 역시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여실히 증명되었는데, 칠포리 곤륜산 A지점에서 새롭게 여러 점의 그림을 찾아내면서 칠포리 암각화에서 표현물의 수는 증가하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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