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환경적 부분과 유적에 대한 설명은 필자가 하였으며, 각 표현물이나 고고학 자료 분석에 대해서는 관련분야의 전문가에 의해 즉시즉시 이루어졌다. 답사는 이런 맛에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암각화연구에 있어서 고고학 자료의 빈곤은 여전히 기초자료의 적극 활용이라는 측변에서 항상 걸림돌이다. 여기서도 끝나지 않는 논의의 쟁점은 역시 표현물의 층위분석과 고고학적 자료의 일치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할 것이다.
이어진 오줌바위 답사에서도 새로운 암각화자료의 발견이 이어졌는데, 그것은 유적 오른 편에서 그간 풀숲에 가려져 있던 대형 윷판형암각화 수점을 찾아낸 것이다.
학술대회와 함께 이루어진 공동답사는 칠포리 암각화의 진가를 많은 사람이 함께 찾게 하였다는 의미가 있다. 한반도 암각화유적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상징적이고도 추상적 형태의 칠포리 암각화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새롭게 하였으며, 아울러 이 지역이 한반도에서 조사된 한국식암각화의 본향이라는 사실과 동시에 중심지로서 자리 매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된 뜻 깊은 기회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칠포리 암각화를 중심으로 하는 영일만이 한국암각화의 본격적인 연구의 중심지로서 기능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는 뜻 깊은 답사였다고 할 수 있다.
학술적 회합이나 모임은 그간 포항에서도 여러 방면에서 규모 있게 수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공유되기 어려웠으며, 학술대회의 효과를 체감한 적도 거의 없었지 않나하는 기억이다. 이번의 학술대회 역시 성사는 어렵게 이루어졌으나 무언가 가시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하겠다. 학술대회 첫째 날 종료시점에서 칠포리 암각화에 대한 별도의 논의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는데, 논의된 내용은 김기덕 교수의 제안이 중심이 되는 자리였었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제안을 구체화하는데 학자들의 힘을 모아보자고 하는 자리였었다. 여기에 참석한 학자들은 김기덕교수의 제안처럼 `칠포리세계암각화박물관(가칭)`이 암각화의 본향인 포항에 반드시 건립되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깊숙이 논의되었다.
여기에는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암각화관련 학계인사와 지역 문화계관계자도 함께 하였는데, 참가자들은 칠포리 암각화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이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포항에 오프라인공간을 포함하는 디지털박물관 `칠포리세계암각화박물관(가칭)`이 건립될 수 있도록 포항시에서 의지를 갖고 힘써줄 것을 건의하기로 결정하였다. 암각화 디지털박물관의 건립은 세계암각화연구에서 다른 나라, 다른 연구기관보다 먼저 선점한다는 의미가 있고, 또 첨단산업도시에 걸맞은 역사문화도시 포항을 가꾸어가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