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법당과 요사채만 남아 있는 조그만 절이지만, 6·25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13동의 건물이 있던 큰 사찰이었다. 이 천곡사는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는데,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선덕여왕의 명으로 건립 됐다고 한다.
선덕여왕이 피부병으로 내내 고생하다가 어느 신하의 권유에 따라 포항의 천곡령(泉谷嶺) 아래에 있는 약수로 목욕한 후 병이 낫자, 자장율사에게 그곳에 절을 짓도록 해서 천곡사가 됐다는 것이다. 현재도 절의 한쪽에는 선덕여왕이 목욕했다는 우물 석정(石井)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말까지만 해도 이 절에 세조의 어필(御筆)과 어주(御酒)가 있었다고 한다. 천곡사 사적비에 기록이 남아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50호 중앙영산재 범패이수자인 주지 정오 스님은 1997년 이 절의 주지로 부임하자 천곡사의 역사적 의의와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자 많은 연구를 하면서 가람의 중심이 되는 대웅전이 생명이 다하자 개축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일제 때 관음전이 자리 했던 곳에 대웅전을 다시 세우고 대웅전 안에 천곡사 창건과 관련한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7폭 벽화로 그려 넣어 사찰 역사를 벽화로 그린 전국 유일의 사찰로 유명해졌다.
이같은 천곡사의 명성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통사찰`지정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천곡사는 1988년 7월 전통사찰에 지정됐지만 주지인 정오 스님이 1997년 부임한 3년 뒤인 2000년 대웅전 증개축 사업을 문화관광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할 수 있었다.
이달 중 경북 도내 4개 사찰이 천곡사와 같은 전통사찰로 지정 받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역사적 의의와 문화적 가치를 가진 전통사찰의 유지·보수 예산을 지원하는`2011 전통 사찰 후보`에 경북 도내 4개 사찰이 후보에 올랐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통 사찰 후보 부문에 포항 서운암과 경주 골굴사, 울진 수진사, 영천 선정사 등 4개 사찰이 후보에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전통사찰 후보 선정을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 전통사찰을 대상으로 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신청한 경북도개 4개 사찰을 대상으로 오는 4일부터 6일사이 현지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광부는 현지실사를 바탕으로 전통사찰지정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오는 30일께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4개 전통사찰 면면은 다음과 같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일광리 628에 위치한 서운암은 아미타불좌상, 보살좌상, 산신도, 영처언탑 등 문화재가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선덕여왕 18년인 662년에 창건됐다.
경주 골굴사는 1천5백여년전 경주시 양북면 안동리 산304-1번지에 건축됐으며 보물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전통사찰이다. 울진 수진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됐으며 경북 문화재자료 제553호인 신중 탱화가 있으며 대웅전, 요사채 등 6채로 이뤄졌다.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770번지에 위치한 영천 선정사는 고려 때 창건됐으며 보물 제 513호인 철불좌상이 있다.
한편 전통사찰 후보에 선정된 사찰은 정부로 부터 유지·보수 지원을 1억 원 한도 내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통사찰 등록 후에는 경내지에서의 건조물의 신축·증축·개축 또는 폐지 등의 행위를 하고자 할 때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등의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찰을 운영 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 936곳의 전통사찰이 있으며 이중 경북이 175개소로 가장 많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