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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뒤안길엔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7-07 21:02 게재일 2011-07-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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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극복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손가락에 조그마한 가시만 박혀도 통증을 느끼고 참기가 어렵다. 이처럼 육체적 또는 정신적인 아픔과 괴로움을 안다는 것 자체가 고통인지도 모른다. 고통이 없는 십자가가 없으며 인생이 곧 고통이지만 고통은 짧고 기쁨은 영원한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고통을 제일 잘 참고 견디는 존재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님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기는 해도 부모의 생각은 한결같아 자식을 사랑할 때 보다 자식을 잃었을 때 자주 쓰는 말로서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을 종종 남긴다. 잃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을 그렇게 극명하게 표현한 이상의 말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십자가를 지고 살면서도 십자가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오래 느끼지 못한다. 누구든 고통없는 삶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참고 견디느냐하는 문제만 남아있을 뿐 고통은 그 의미를 찾는 순간부터 더 이상 고통이 되지 말아야 한다. 왜, 어찌하여, 나는 신으로부터 저주받아 이 고통을 당하느냐 원망치 말고 이 고비를 넘기면 언제나 찬란한 무지개도 있다는 원대한 생각만이 먼저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자세가 된다. 그래서 고통의 보수는 경험이란 말도 있고 악이 우리에게 선을 인식시키듯 고통은 우리에게 기쁨을 알게 하고 인내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생각의 결정체가 사상(思想)이다. 위대한 사상은 반드시 큰 고통으로 해서 깊이 경작된 마음에서만 이루어진다. 고통을 겪지 못한 사람은 언제나 그대로 천박하고 평범해 지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 유행가 가사처럼 번지는 말이 모든 고통 중에서 가장 심한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사랑은 너무 아파요, 그리고 너무 미워요”라 한다. 사람이 중심을 잃는 것은 큰 고통이 아니라 조그마한 고통이다. 우리들은 타인의 고통 속에 태어나 우리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고 한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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