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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티베트 불교 바람 분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7-08 20:33 게재일 2011-07-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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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기어, 린첸칸도 TNP 총재 등 유명인사 잇단 방문

동국대 경주캠퍼스 9~10일 티베트 불교 조명 학술대회

“옴 마니 밧 메 훔”,

이 표현은 티베트어로 “구슬, 연꽃이여”란 뜻으로 티베트 불교 관세음보살의 진언이다.

한국, 중국, 일본 불교와 함께 북방불교에 속하는 티베트 불교는 금강승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의 궁긍적 목표로 지혜와 자비, 그리고 능력이 구족한 부처의 경지를 지향한다. 부처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 바로 밀교적 수행법이라고 한다.

독실한 티베트 불교 신자인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가 지난달 20일 방한, 조계사를 찾은데 이어 티베트 망명정부의 여성 지도자인 린첸칸도 TNP(Tibetan Nuns Project) 총재가 6일 방한하면서 국내 불교계에 티베트 불교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벽안의 세계적 배우인 리처드 기어가 티베트 불교 신자라는 것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슬픈 운명의 땅 티베트를 바라보는 세인들의 눈길로부터 티베트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에 대한 경외감과 찬탄, 호기심 등의 감정으로 압축할 수 있을 법하다.

독실한 티베트 불교 신자인 리처드 기어가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1978년 티베트를 방문했을 때였다. 그는 중국에 짓눌린 그곳의 비참 함에 가슴 아파했고, 그 고통 속에서도 불교전통과 자비심, 무소유를 지키는 삶을 보았고, `나`만으로 가득 찬 자신을 생각했다.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자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됐으며, 불자로서 순례의 길을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불교는 30여년이란 긴 세월 불도(佛道)을 걸으며 그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얻었고, 진정한 소통인 지극히 단순함과 정직함을 만났다고 한다.

2007년 벽안의 현각 스님과의 대화에서 밝혔듯이 “스스로 정신에 관한 관심”으로 시작한 선불교 수행으로 그는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기능하는지 알게 됐다. 일상에서 생기는 일들을 불법으로 바꿀 줄도 알게 됐다.

그에게 불교는 `공존`이다. 다양한 지혜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나와 남의 이원주의를 허무는 것이다. 남의 문제를 내 문제로 느끼려면 나를 잊어야 하는 무아(無我), 먼지 한 톨 남지 않은 공(空)이어야 한다. 그런 마음이 그를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자선과 구호활동, 티베트의 인권 수호와 고유문화 보존에 나서게 했다. 자신이 선택한 불교의 자비와 부모의 독실한 신앙심으로 어릴 때 영향을 많이 준 감리교의 사랑이 하나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티베트 불교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동국대 경주 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소장 김성철·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오는 9~10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백상관 컨벤션홀에서 `한국불교와 티베트불교의 만남`이란 주제로 여름워크숍을 개최한다.

한국불교학회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워크숍에서는 양승규 동국대 박사, 땐진 남카 스님(티벳장경연구소 연구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와 한국불교가 티베트불교에 끼친 영향, 티베트불교 기도문의 종류와 의미 등을 살펴본다.

워크숍에 이어 불교사회문화연구원 전문연구원 문무왕 박사가 불국사, 감은사, 문무왕 해중릉 순례 시간도 마련해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할 예저이다.

당초 워크숍 참가자로 100여 명 정도 모집했으나 지난주에 이미 150여 명이 신청해 모집 정원을 넘어섰다고 주최 측이 7일 밝혔다.

티벳장경연구소 소장인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는 “깨달음을 중시하는 한국 불교는 고급 수행인 데 반해 기초수행이 잘 체계화 되어있는 티베트 불교는 화내지 않기, 욕심내지 않기 등 기초적인 심성 훈련을 강조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것”이라면서 “그래서 이번 워크숍에서는 질문, 답변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티베트 불교 수행은 책을 통해 할 수 있다”면서 “`달라이 라마 스님 법문집`이 티베트 불교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티베트 불교를 연구하는 티벳장경연구소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후원을 계기로 설립됐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한 동국대 경주캠퍼스 의료봉사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후원금을 보냈으며 동국대는 이 같은 달라이 라마의 뜻을 기려 2009년 12월 티벳장경연구소를 설립했다.

한편 이에 앞서 서울 삼성동 봉은사는 지난 2일 신상환 인도 비스바 바라티대 교수를 초청해 티베트 불교 특강을 열기도 했다.

신 교수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비스바 바라티대 인도ㆍ티베트학과에서 티베트학과 불교학, 산스크리트어를 전공한 티베트 불교 전문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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