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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애정의 보장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7-14 23:01 게재일 2011-07-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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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때 양가가 서로 주고 받는 `예물로 주는 비단`을 가리켜 예단이라고 한다. 세월이 지나고 시대가 바뀜에 따라 예단 대신에 현금으로 서로가 예의를 갖추게 된다. 필자도 공휴일이나 토, 일요일 주말이면 주례를 선지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고 횟수도 400회를 넘었다.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결혼은 사랑과 인연으로 맺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애정의 열매라 한다. 시인 괴테의 결혼관은 “결혼생활은 모든 문화의 시작이며 정상(頂上)”이라고 했다. 프랑스인들 사이에 떠도는 유머가 있는데 결혼은 상인에게는 위험한 투기, 군인에게는 30년 전쟁, 의사에게는 열병, 음악가는 합창 - 소프라노, 알토가 강하다. 일기예보관에게는 결혼은 맑은 후 흐림, - 때때로 천둥 번개도 침, 부동산중개사에게는 장기계약, 결혼상담사들은 예단비라는 난관을 통과해야 하는 장애물 경주라 한다. 결혼에 따르는 선물이나 경제적 교환행위(돈거래)는 전 세계에 공통적인 고민인 것 같다. 그런가 하며는 지참금 관습이 남아 있는 나라도 아직 더러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물건을 주고 받는 것으로결혼을 약속하는 풍습도 있었다. 얼마전 결혼을 하면서 예단비로 10억원이 되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혼을 하게 디자 돈을 받은 신랑에게 전액을 신부측에 돌려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와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과시욕이 넘치는 어른들의 분수 없는 체면치레나 허세에 따른 정신이상적 논리로 사랑은 돈으로 완성된다고 착각하는 젊은이도 가끔 있는 모양이다. 시인 박두진의 `행복의 조건`에 보면 결혼은 애정의 구속이 아니라 애정의 보장이고 평범의 연속이 아니라 깊은 안정과 조화속에서 이루어지는 무한한 변화- 청신하고 생명적인 애정의 창조라 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속담에 “애정 때문에 결혼하는 자는 분노 때문에 죽는다”고 했다.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배금주의는 불행의 앞잡이이다. 그래서 결혼은 인생의 무덤인가.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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