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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밥의 말 뜻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7-15 21:23 게재일 2011-07-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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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콩을 대두(大頭)라 하고 팥을 소두(小頭)라 하여 쌀 보리 조 기장과 더불어 오곡에 들어가는 영양가 있는 식물이다. 그런데 사회에 흐르는 말로 바르지 못한 사람을 두고 야단칠 때 “야, 이놈아! 너 콩밥 좀 먹어야 정신 차리겠냐?”하고 어른들이 꾸중할 시에 자주 쓰는 말이다. 콩이 왜 어떤가? 교도소에 가서 고생 좀 하겠느냐의 뜻인데 값비싸고 영양가 많아 `밭의 쇠고기`란 말이 있을 만큼 좋은 음식인데 교도소에서 수용자들 건강 챙기려고 콩밥을 먹였을까? 몇 가지 의문이 가기도 한다. 콩밥은 영양만점에 밥맛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우리말 이미지로는 도무지 맞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콩밥이 바로 교도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동양에서는 콩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그 역사가 깊다. 콩의 원산지가 북부의 만주지방이고 또 콩이 그만큼 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일하게도 콩은 재배할 때 거름을 주지 않는다.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그것이 콩을 키우는 효소가 되어 크게 가물지만 않으면 콩은 뿌리기만 하면 손 볼 것 없이 그냥 잘 자란다. 그래서 쌀 보리가 귀하던 시절 매일같이 콩밥을 먹었으니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다. 그러므로 콩밥은 형편없는 음식으로 천민들이나 주로 먹던 음식이다. 그리고 콩잎으로 죽을 끓여 먹던 시절이 제일 가난했던 생활이었다. `두반곽갱`이란 사자성어가 있는데 보통 청빈한 생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뜻은 변변치 못한 음식과 사람을 가리킨다. 콩밥이 교도소를 상징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교도소에서 수용자에게 가장 천한 음식으로 콩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콩의 주가와 위상이 대단하다. 콩으로 메주를 쑤고 간장 된장을 만들며 주 원료인 두부는 가장 단백질이 풍부한 부식으로 최고의 자리에 선다. 그리고 환자의 보양식으로 콩국, 두유 등이 다 콩으로 만든 것이고 콩나물국은 해장국으로 제일이다. 요즈음은 잡곡밥으로 반드시 콩이 든다. 콩이 더 비싸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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