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간되는 `수수께끼 동시집`이기도 하다. 크고 작은 동식물과 자연 현상, 인물 등을 소재로 한 37편의 수수께끼 동시가 실려 있다.
시인은 어린아이 특유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작고 여린 생명, 하찮아 보이는 사물 하나하나에도 동심을 불어넣는다.
`내가 누구게?`는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시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천진난만한 감성이 살아 숨 쉬는 동시집으로, 시 한 편 한 편을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마치 외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조곤조곤 수수께끼 놀이를 하는 것처럼 마음 한편이 뜨뜻하게 달궈진다.
무엇보다 늘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노 시인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더욱 가치 있는 책이다.
신현득 시인은 “수수께끼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 주는 재미있는 말놀이”이며 “이런 수수께끼 형식을 빌려서 쓴 동시를 수수께끼 동시”라고 정의한다.
또한 “수수께끼 동시는 우리나라에서 첫 삽을 뜨는, 동시의 새로운 갈래”이며 “비록 말놀이 형식을 띠고 있지만 엄연한 문학작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찍이 고(故) 윤석중 선생이 수수께끼 동시를 계획했으나 끝내 작품을 내어 놓지는 못했다. 따라서 `내가 누구게?`는 그가 살아생전 이루지 못한 뜻을 후배 시인이 이어나가는 의미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사계절 펴냄, 신현득 글, 112쪽,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