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근대미술사는 한국의 근대미술사와 그 흔적을 같이 한다. 비슷한 시기에 거의 동시적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지역 미술을 빼놓고는 우리 근대 미술사를 연구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대구·경북의 근대미술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개관 8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무엇보다 대구·경북에 뿌리를 두고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문화를 꽃피운 원로작가들의 예술정신과 업적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어 특별하다.
강운섭, 김우조, 백락종, 서석규, 서창환, 신석필, 장석수, 전선택, 정점식 화백 등 원로작가 9명의 출품작들은 해방 후부터 60~70년대에 이르는 동안 우리 근대사의 가장 힘든 한 시기에 제작돼 그 시대 작가들이 겪은 역사적 고난과 삶의 기쁨이 아로새겨진 그 시대 역사의 얼룩이 배어있는 그림들이다.
작고 작가인 정점식, 장석수의 해방 직후의 작품들에서부터 전후의 피폐한 삶을 애정 어린 눈길로 그렸던 서석규, 백락종, 김우조의 다양한 장르에 걸친 작품들이 1층 3개 전시공간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분단과 6·25를 전후해서 북쪽에 고향을 두고 대구에 정착한 원로화가들인 신석필, 전선택, 서창환의 50~60년대 작품들과 역시 피난지에 정착한 충남이 고향인 강운섭의 불굴의 의지를 담은 50년대 작품들은 3층 대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전시구성은 주제별, 양식별, 시대별 분류를 서로 교차시켜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작품마다 해설과 관련한 텍스트들을 동시에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개별 작가의 예술세계와 작품의 형식적 특징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일제의 압제와 남북 분단 그리고 전쟁의 상실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예술적 긴장과 절제를 견지한 채 미와 조화를 추구한 대구·경북의 선배작가들의 놀라운 면모를 감상해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여름휴가철 일반 관객들은 물론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우리 근대미술의 미학적 성취를 이해하고 전통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안미술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대구·경북 근대미술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작품의 특별한 기법을 공부할 수 있도록 전시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단체 사전예약 관람객에게는 전시 설명회도 갖는다.
`The HiStory`전 은 9월18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54)338-9391~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