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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 `통쾌` 신명나는 몸짓에 빠지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8-10 21:14 게재일 2011-08-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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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일 `구미 전국마당극 축제` 열려

매일 오후 8시 한 편씩 공연… 웃음 선사

`제5회 구미 전국 마당극 축제`가 19일부터 25일까지 구미문화예술회관 일대에서 펼쳐진다.

매일 오후 8시 한 편씩의 마당극이 공연되며 걸쭉한 입담과 흥겨운 춤, 소리, 가락이 한데 어우러진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열대야로 지친 지역민들에게 더 없이 좋은 도심 문화 바캉스가 될 듯 하다.

마당극 축제 시간 전에는 구미시립무용단이 한 여름 밤의 춤 마당을 공연한다. 우리 가락과 신명의 몸짓을 접목시켜 여성적인 섬세함과 기교를 만들어 내는 반고무, 진도북춤, 경고, 봄춤, 입춤을 선보인다.

경남 진주 극단 큰들문화예술센터의 `최참판댁 경사났네`, 대전 마당극패 우금치의 `북어를 끓이는 해장국`, 전남 목포 극단 갯돌의 `추자씨 어디가세요`가 19~21일 오후 8시 구미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에서 선보인다. 광주 놀이패 신명의 `꽃등 들어 님오시면`이 23일 오후 8시 인동동 구평제3공원, 서울 극단 아리랑의 `전국노래자랑`, 대전 마당극단 좋다의 `지지리 궁상`이 24, 25일 오후 8시 선산 단계천주차장에서 각각 막을 올린다.

`최참판댁 경사났네`는 구한말 하동 평사리 땅에서 살아가는 최참판댁 사람들이 극 속으로 살아 들어와 펼치는 평사리 이야기이다.

풍성한 평사리 일상에서부터 구한말 독립운동과 해방의 감격을 그린 마당극으로 드라마나 소설로`토지`를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토지의 배경이 되었던 최참판댁 곳곳에서 서희, 길상, 용이, 강청댁, 임이네 등 토지 속 인물들과의 반가운 재회를 할 수 있다.

`북어를 끓이는 해장국`은 생명은 그 탄생 자체로서 기쁨의 근원이 되어야 하는데,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성별에 의해 그어진 선의 이편저편에서 각기 고통을 당하는 여성과 남성. 더욱이 이미 굳건히 갖추어진 권력구조와 제도에 의해 더 큰 어려움을 감수하며 살아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른 인격과 인생관을 갖고 사는 세쌍의 부부(여섯 명의 남녀)가 펼쳐내는 일상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책이나 글속에서의 어려운 단어가 아닌, 살아있는 생활모습을 마당판에 옮겨, 흥겨운 풍물가락과 춤을 통해 풍자적으로 펼쳐낸다. 진정한 평등세상은 같은 문제를 느끼는 여자들 간의 자매애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살려는 여성과 남성의 연대가 형성될 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추자씨 어디가세요`는 100세 된 할머니가 백수(白壽)연을 맞아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첫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줄거리로 꾸며진다. 요절복통 웃음보따리를 마당판에 가득 풀어 놓은 공연은 가족해체 위기에 서있는 오늘날의 핵가족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회구성체의 가장 소박한 단위인 `가족`을 통해 누구나 느끼는 소원성 짙은 `사랑과 행복`의 통 큰 비나리를 마당판에 쓴다.

`꽃등들어 님오시면`은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보았던 조상들의 공동체적 삶의 지혜가 돋보이는 `다시래기` 놀이를 재구성했다. `다시래기` 놀이속의 망자 탈춤, 양북춤 등이 어우러지는 전라도식의 질퍽한 골계미가 느껴지는 으로 구천을 떠돌던 가족 영령이 고향 찾아가는 장면들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면서도 때로는 촉촉하게 가슴을 적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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