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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세계경제, 최악 상황 대비해야

고성협 기자
등록일 2011-08-10 20:46 게재일 2011-08-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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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악재에 메가톤급 폭탄이 터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공포가 지배하는 대혼돈의 나락으로 빠졌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주요 20개국(G20)의 정책공조 다짐도 `공포 장세`를 막지 못했다. 8일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5.55% 하락, 사상 6번째의 `초대형 폭락장`을 기록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폭락세를 피하지 못했고 아시아 증시도 추락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3개월 내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또 한차례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야 말로 시장에는 공포 심리만 그득하다. 미증유의 사태에 세계 경제가 `시계 제로`에 빠졌다는 것 자체가 공포를 키우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은 충격이 더 크다. 미국발 공포로 극도의 패닉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연일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일새 3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80포인트나 폭락하며 한때 1천7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정책 등 시장 안정조치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겨우 1,800선을 지켰다. 원달러 환율은 1,090원선으로 치솟았다가 1,088.10원으로 마감했다. 공포 심리에 좌우되면서 증시와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 한국 경제가 외풍에 극도로 취약한 것은 자본과 외환시장의 개방도가 상대적으로 큰 탓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비중은 30% 가량으로, 아시아에서 대만과 함께 가장 높다. 한국의 무역의존도가 85% 수준인 점도 큰 문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성장동력이 둔화되면 수출이 큰 타격을 입어 경기가 추락하는 `천수답` 경제인 것이다.

미 신용등급 강등 사태는 9일 FOMC 회의에서 어떤 경기부양책이 나오느냐에 따라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위기가 근본적으로는 과도한 재정 적자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쉽게 해소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그럴 경우 오히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는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로 빠져들 경우 그 타격은 과거보다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이 부채 감축에 실패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한다. 과도한 불안심리는 자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사태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신용경색 가능성과 단기 외채 등 외화 유동성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스스로 대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제체질을 갖추는 것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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