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인가를 위해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인가를 위해
인내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인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인가를 위해
용서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인가를 위해
믿는 것입니다.”
(서정은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중)
대구문학 신인상(1993)으로 등단한 서정은 시인(경북도청 근무)이 두 번째 시집 `눈부신 오후`(도서출판 그루 펴냄)를 냈다.
서정시편 들이다. 시들이 신선하며 알차고 그 언어들이 생생하게 시 속에 살아 있다. 세속적인 군소리가 없다. 조병화 시인이 “시는 설명이 아니라 강한 느낌으로 읽은 사람에게 큰 기쁨과 그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듯 그의 시들은 시의 흐름 속에 기쁜 감동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갈대가 자라/ 고목이 된다 할지라도/ 그것은 한갓 갈대/ 먼 훗날/ 그날에 사랑하리라/ 그대는 그렇게/ 그렇게 말했었다/ 인연은/ 살아있는 날의/ 순수한 진실/ 지는 목숨/ 꽃잎 되어 흩날려도/ 그때/ 그 말은/ 푸른 잎으로 살아있다”(`지는 목숨 꽃잎 되어 흩날려도`중에서)
역시 사랑시를 써왔던 그 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그 가락은 1993년 `대구문학`에 그를 추천했던 조병화의 가락에 닿아 있다.
이와 함께 시 `비애`의 `언제부터 우리들은/ 푸른 날개를 잃었을까`는 구절처럼 그의 시는 `순수 영혼의 시`를 열망했다는 시심이 시어의 날을 세우고 서 있다.
`느티나무 가지 끝/ 잎새에 노란 물들이 들고 있다`(`느티나무 아래서`중에서)에서는 푸른 느티나무에서 노란 잎새를 보고 `삶과 죽음이 있는 그곳엔 모두 길이 있다네`(`푸른 길`중에서) 구절은 그림 보다 더욱 맑게 삶의 숲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 모두는 흘러가는 순간에 있는 것`(`고독한 날의 비망록`중에서). 그는 고독, 생존과의 대결, 그 속에서 다시 빚어지는 고고한 학의 청아한 울음, 그것마저 넘어 시의 공감대를 가멸지게 형성하고 싶은 염원일 뿐이다고 말하고 있다.
서 시인은 “5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내면서 그동안 내 영혼이 얼마나 순수해졌을까, 원고를 뒤적이며 투명도를 재어보았다. 읽고 또 읽고 다시 읽으면서 살펴보았다. 쓰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고쳤다”라고 말했다.
고령 출신인 시인은 제4회 대구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따. 2006년 시집 `길에서 주운 돌 하나`를 펴냈으며 경상북도공무원문학회, 대구문인협회, 대구불교문인협회원, 솔뫼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도서출판 그루 펴냄, 서정은 지음, 151쪽,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