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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지만 위험한 원시적 습관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8-18 21:36 게재일 2011-08-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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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생각습관` 21세기 북스 펴냄, 레이 하버트광 지음, 312쪽, 1만5천원

인간은 선택의 많은 부분을 무의식에 맡겨둔다. 이는 태곳적부터 `편리함`을 추구해 온 뇌가 수천 년에 걸쳐 우리의 신경 세포에 남겨 놓은 일종의 원시적 습관으로, 학계에서는 이를 `휴리스틱`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발을 삐끗해 넘어질 것 같으면 자신도 모르게 균형을 잡는다. 뿐만 아니라 문장을 읽을 땐 중간에 틀린 철자가 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바르게 읽고, 모든 조건을 알고서도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나도 모르게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라고 여긴다.

휴리스틱은 우리가 일상적인 의사결정과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인지적 경험법칙이자 마음속에 내재된 정신적 지름길로, 사소한 결정을 내릴 때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결정하게 한다. 학계에서는 대단히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지만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25년 이상 과학 분야 저널리스트로 일해온 레이 허버트는`위험한 생각 습관 20(21세기북스 펴냄)`에서 삶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때로`죽음`을 부를 만큼 위험한 무의식적 선택 습관들을 20가지로 정리해 소개한다.

“휴리스틱은 습관과 경험의 혼합물이다. 매일같이 내리는 소소한 선택마다 심사숙고하길 원하지 않는다. 물론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심사숙고하지 않고 내린 결정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우리의 먼 조상들은 매우 원시적인 방식으로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러한 방식은 우리의 신경세포에 내재돼 있다.`본능`에 가까운 원시적 습관들은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1부에서는 이러한 원시적 습관을 내재한 우리의 몸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다뤘다.

예를 들어 1장에서는 겨울이 되면 더 외롭게 느끼는 인간의`본능적 휴리스틱`에 대해, 2장에서는 가장 객관적이라고 느끼지만 사실은 매우 자의적으로 세상을 보는 인간의 `시각적 휴리스틱`, 3장에서는 날아오는 공을 별다른 계산 없이 잡을 수 있게 하고 라이벌전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모멘텀 휴리스틱`에 대해 소개한다.

2부에서는 세상을 측정하고 확률과 위험을 따져보기 위해 발달된 숫자와 관련된 휴리스틱들이 오늘날 우리의 삶에 끼치는 강력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체적으로 7장에서는 같은 숫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혼란을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과 한 명의 죽음에는 민감하지만 대량 학살에는 걸맞은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산수 휴리스틱`에 대해 소개한다. 8장에서는 특별한 쓸모가 없는 금이 인간을 열광하게 하고, 세상에 완벽한 남자는 없다고 단정하게 하는`희귀성 휴리스틱`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는 우주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에 대한 느낌과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 우리의 믿음을 형성하는 `의미 창출 휴리스틱`들로 구성됐다. 세상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본능 `설계 휴리스틱`, 우리가 `맛집`을 찾아다니는 이유를 알려주는 `수렵채집 휴리스틱`, 고정관념이 만드는 다양한 문제와 오류들을 다룬 `캐리커쳐 휴리스틱` 등. 18장 `범인 찾기 휴리스틱`에서는 판단과 처벌을 구분하는 인간에 대해 소개하고, 그와 연관된 다양한 딜레마를 소개한다.

19장 `죽음의 신 휴리스틱`에서는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인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20장 `디폴트 휴리스틱`에서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느끼지 않지만 실제로는 분명히 결정하고 있는 삶의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다룬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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