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08-25 20:51 게재일 2011-08-25 17면
스크랩버튼

정호승 산문집 `울지 말고 꽃을 보라` 해남 펴냄, 382쪽, 1만3천800원

작가 정호승
“우리의 인생에서 사랑 이외의 모든 관심은 예비적 관심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랑을 빼고 나면 신이 설 자리를 잃듯이 인간에게도 사랑을 빼고 나면 삶의 자리를 잃고 맙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계신지요. 혹시 지금 사랑의 문제 때문에 울고 계신다면 울지 말고 꽃을 보십시오. 꽃이 피어나는 것도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정호승 `울지말고 꽃을 보라``작가의 말`중에서)

사람살이의 슬픔, 상처, 고통을 이야기하는데도 글을 읽는 이의 마음은 온기와 희망으로 차오르게 하는 작가 정호승(61). 작가생활 40여 년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시와 산문을 발표하며 사람들에게 삶의 상처마저도 희망의 씨앗으로 키우는 지혜를 선물해 온 그가 우리가 인생에서 마지막까지 붙들어야 하는 화두는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답한다.

정호승의 인생동화 `울지 말고 꽃을 보라`(해냄 펴냄)가 출간됐다.

책은`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1998), `스무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1·2`(2003),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2004) 등 3종 4권의 작품집에서 희망을 잃고 지쳐만 있는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102편을 선별해 새롭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개정완결판이다. 이번 작품집은 오랫동안 작가와 교감하며 동행해온 박항률 화백의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펜화와 채색화가 더해져 그림의 여백만큼이나 글의 울림을 더한다.

인생을 이루는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나와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이야기들을 동화와 우화의 그릇에 담아 선보이는 이 책은, 1장 `기다림 없는 사랑은 없다`, 2장 `뼈저린 후회`, 3장 `수평선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4장 `완벽하면 무너진다`, 5장 `겨울의 의미` 등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우리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낸다.

혹독한 겨울의 눈보라를 견딘 다음에야 열매를 맺는 가을보리가 고통의 의미를 일깨우는가 하면, 서로 다른 견해로 싸움을 멈추지 못하는 해와 달의 모습에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을 때 아집에 빠지고 마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되비춘다. 바위라고 우기는 모래를 비웃다 모래가 된 뒤에야 뉘우치는 바위의 이야기에서 누구의 인생에 주어진 고통과 인내이든 그 크기는 결코 다르지 않다는 엄연한 진실과 심한 바람에도 결코 쓰러지는 법이 없는 제주 돌담의 허술함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운다. 한 편 한 편의 동화는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타인과 세상과의 관계를 돌이켜보게 한다. 나무와 풀, 돌과 짐승 들의 이야기에 빗대어 풀어낸 이야기들은 간결하지만 압축미 넘치는 문장에 인생을 꿰뚫는 통찰을 잃지 않았으며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는 마음을 울린다. 작가는 단순히 삶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이 모든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사랑`임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사는 일이 힘들어 울고 있다면, 울지 말고 우리를 사랑해서 피어나는 꽃을 보라고. 그래서 `울지 말고 꽃을 보라`의 이야기는 그 어떤 것보다도 우리의 인생을 더 단단하고 성숙하게 키우는 씨앗이 돼 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