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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생각하며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9-22 21:20 게재일 2011-09-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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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아름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시골이나 들판 그리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은 놀라운 미술작품들이 가득 차 있는 전시장을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음악을 아주 모르는 사람도 솔솔부는 강변을 걸으면 그 흐르는 물소리와 더불어 음률을 느끼게 되고 박자에 따라 발걸음이 상쾌해 진다고 한다. 요즘에는 자신의 건강에 맞는 가벼운 운동으로 즐기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서 현대인은 매일 아침 산책을 하는 것을 즐거움에서 한다기 보다 건강을 위한 유리한 투자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남녀노소할 것이 험준한 산악을 정복하는 쾌감도 좋지만 유유자적하는 산책의 취미는 더욱 그윽한 데가 있다. 그래서 복잡한 세파를 잠시 뒤로하고 혼자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면 걷기운동이 최상이다. 여럿이 가는 어울림도 좋지만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 걷는 맛은 자유로워서 좋다. 산책과 독서는 사람의 머리를 맑게 하고 길러 준다. 그것도 인파가 뜸한 조용한 길을 호젓하게 걷는 기분이 최적이기 때문이다. 저녁 먹기 전에 조금 걷고 저녁 뒤에도 조금 걸어라. 걸으면 행복도 오고 건강도 찾게 된다. 체질에 맞게 발이 뻐근해질 때까지 걷는 것만큼 좋은 아웃도어(outdoor)도 없다. `11자 워킹`을 하면서 쌓였던 피로도 풀고 시원한 바람 사이로 솔향을 맡으면서 몸의 균형을 바로 잡는데 큰 효능이 있다고 한다. 걷기는 달리기와 다르게 발뒤꿈치의 일부를 땅을 딛게 된다는 사실에 몸의 자세도 교정할 수가 있다. 뛰기와 달리 산책은 한가한 기분으로 이리저리 거니는 산보이다. 밀집된 인도어(indoor) 보다는 사방이 탁 트인 곳이 기분도 전환되고 갇힌 울타리를 벗어난다는 해방감이 벌써 즐거움의 시작이며 어떤 한 곳을 점령했다는 승리감이 크게 작용하는 이유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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