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상 모티프로 상상의 나래 펴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0-05 19:22 게재일 2011-10-05 17면
스크랩버튼

`개그맨!` 문학과지성사 펴냄, 김성중 지음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졸업한 후에도 한동안 자신이 작가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러다 서른두 살이 된 그는 소설을 쓰기 위해 구립도서관을 찾아가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2년 후인 2008년, 그의 말을 빌리자면 “도서관 생활을 수기처럼 옮긴” 첫 소설 `내 의자를 돌려주세요`로 그는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데뷔 3년 만인 올해, 첫 소설집`개그맨`을 낸 김성중의 이야기이다.

그가 작가가 되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한 문인은 그의 등단 소식을 전하며, “갖지는 못해도 잊지는 말자”는 영화`동사서독`의 대사를 인용했다. 김성중은 그 이야기처럼 살았고, 결국 등단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성중은 “작가는 특수한 다른 종족이라고만 생각했다”면서 자신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신기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간된 그의 첫 소설집`개그맨`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소설을 늘 생각하는, 천생 소설가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림자` `개그맨` `게발선인장` `간` `순환선` 등 일상적인 단어로 된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소설의 모티프를 삶의 도처에서 얻는 듯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등단작 `내 의자를 돌려주세요`도 “도서관 생활을 수기처럼 옮겼다”고 고백하지 않았는가. 어느 날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 의자의 이야기를 받아 적는 식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도서관의 의자`라는 사물을 서사에 대한 작가의 사유 안에 녹인 활발한 상상력으로 경쾌하게 풀어냈다.

이 등단작 이후 김성중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양한 스타일로 표현하며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이 세계에 대한 그의 사유의 도저함을 반영하며, 진정한 소통에의 욕망을 향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사를 나타낸다.

/윤희정기자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