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는 그동안의 연구결과 현존는 신라비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된 영일 냉수리 신라비(국보 제264호)보다 제작시기가 2년이나 빠른 501년쯤 제작된 것으로 사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어 현존하는 신라비 중 가장 오래된 비석일 가능성이 높고 비문에는 재물 또는 토지와 같은 재산 분쟁과 관련한 판결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판독됐다. 이 비석의 연대와 내용 분석을 연구 발표해온 한국고대사학회는 7일 포항문화원 강당에서 포항 중성리 신라비와 503년 현존하는 신라비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영일 냉수리 신라비(국보 제 264호)의 재조명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관련 학계 전문가들과 두 신라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 등 2백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기조 강연에 나선 이기동 동국대 석좌교수는 고구려 세력의 남하로 인한 예족의 이동이 신광 일대까지 미쳐 그 활동무대가 되고 있으며, 포항 지역 일원이 예족의 영향권하에 있었음을 주목하고 있다.
제1주제 발표에 나선 이상화 성림문화재연구원는 포항 북부지역의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밝혀진 유적에 대한 소개와 그 성과를 발표했고 두 신라비가 발견된 지역이 인근의 고분군을 축조한 세력과 연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그 세력이 더 이상 독자적인 세력으로 발전은 하지 못하고 신라에 예속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제2주제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새로운 해석으로 윤진석(계명대)이 주제발표를 했는데 중성리 신라비와 관련하여 비문의 쟁송 내용을 현대적 재판의 심급제도와 관련하여 해석을 시도했다.
제3주제는 윤선태 동국대 교수가 `포항 중성리 신라비가 보여주는 소리`라는 주제로 진행했는데 그는 비문에 나타난 `口`와 관련해 비문을 작성한 주체가 특정인을 시켜 이를 하달하는 기능으로 해석하는 설을 제기했다.
제4주제 발표에 나선 홍승우 서울대 강사는 중성리 신라비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모아 이를 분석·정리한 내용을 발표했다.
제5주제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와 냉수리 신라비에 보이는 소송`이라는 내용을 김수태 충남대 교수가 고대 중국의 예를 들어 비문에 나타난 소송의 문제를 법제사적으로 해석을 시도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발표자와 토론자 간에 상충된 사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이에 대한 의견의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토론이 오고갔다.
이를 통해 그도안 비문 판독이 어려웠던 중성리 신라비에 나타난 재물을 빼앗은 주체는 `궁(宮`)이며 대상은 `작민(作民)`이라는 점에 의견이 접근됐으며, 건립연대는 501년으로 추정하는 것이 다수의 의견으로 모아졌다.
김진규 포항시 학예연구사는 “이날 심포지엄 결과 포항 중성리비가 현존하는 최고 신라비임에 의견이 모아진 만큼 11월 중 문화재청에 국보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