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며 배웠다.
시간의 힘을 믿을 것. 사랑으로 기다려줄 것.
나는 그냥 기다려주는 것.
나는 참새네 방앗간이고,
동네 아낙들 쉬어가는 정자나무이고,
새들이 둥지 트는 고목나무이고,
열심히 일하다 막혔을 때 찾아와 퍼먹는 우물이고…….
가르치려 하면 갑갑해져 어찌 계속 오고 싶을까.
다만 조용히 들어주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뿐.”
-`효재처럼 풀꽃처럼` 중에서
어느 나이쯤인가, 우리는 작은 풀꽃, 순한 식물들에 마음이 끌린다. `효재처럼 풀꽃처럼`은 이효재가 꽃을 키우고 뜰을 가꾸며 깨닫게 된 지혜, 꽃으로 맺은 인연, 꽃처럼 향기롭게 살고 싶은 소망을 잔잔하게 말한다. `효재처럼 풀꽃처럼`을 읽다 보면 어느덧 우리 마음도 순해지면서 작은 풀꽃 하나에서 큰 격려를 받을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핸드폰 문자 하랴 카카오톡 하랴 다들 뭔가에 바쁘니 봄이 훌쩍 오는 줄 알지만 나같이 집안퉁수 아날로그는 안다. 봄이 슬로로 서서히 온다는 것을.
촉을 올리고, 꽃망울을 맺고, 꽃을 피워내는 것은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그 어떤 꽃도 쉽게 피어나는 꽃은 없음을, 봄눈 속에서부터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를 하는지 찬찬히 지켜보는 나는 알고 있다
-`효재처럼 풀꽃처럼` 중에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