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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에게서 배운 싱그러운 삶의 지혜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0-12 19:54 게재일 2011-10-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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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풀꽃처럼` 문학동네 펴냄, 이효재 지음, 280쪽, 1만3천800원

이번에 출간하는 2년 반 만의 신간 `효재처럼 풀꽃처럼`(문학동네 펴냄)은 패션디자이너 이효재가 풀꽃에게 배운 싱그러운 삶의 지혜를 담았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꽃이네` 싶은 작은 풀꽃, 꽃의 배경이 되는 넝쿨식물, 콩나물처럼 가느다란 1년짜리 아기 나무…… 식물들에서 길어 올린 담백하고 여운 깊은 삶의 지혜가 책 갈피 갈피 담겨 있다. 아름다운 사진과 더불어 간결한 문장에서 이효재의 싱그러운 내면의 향기가 느껴진다.

“식물을 키우며 배웠다.

시간의 힘을 믿을 것. 사랑으로 기다려줄 것.

나는 그냥 기다려주는 것.

나는 참새네 방앗간이고,

동네 아낙들 쉬어가는 정자나무이고,

새들이 둥지 트는 고목나무이고,

열심히 일하다 막혔을 때 찾아와 퍼먹는 우물이고…….

가르치려 하면 갑갑해져 어찌 계속 오고 싶을까.

다만 조용히 들어주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뿐.”

-`효재처럼 풀꽃처럼` 중에서

어느 나이쯤인가, 우리는 작은 풀꽃, 순한 식물들에 마음이 끌린다. `효재처럼 풀꽃처럼`은 이효재가 꽃을 키우고 뜰을 가꾸며 깨닫게 된 지혜, 꽃으로 맺은 인연, 꽃처럼 향기롭게 살고 싶은 소망을 잔잔하게 말한다. `효재처럼 풀꽃처럼`을 읽다 보면 어느덧 우리 마음도 순해지면서 작은 풀꽃 하나에서 큰 격려를 받을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핸드폰 문자 하랴 카카오톡 하랴 다들 뭔가에 바쁘니 봄이 훌쩍 오는 줄 알지만 나같이 집안퉁수 아날로그는 안다. 봄이 슬로로 서서히 온다는 것을.

촉을 올리고, 꽃망울을 맺고, 꽃을 피워내는 것은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그 어떤 꽃도 쉽게 피어나는 꽃은 없음을, 봄눈 속에서부터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를 하는지 찬찬히 지켜보는 나는 알고 있다

-`효재처럼 풀꽃처럼` 중에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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