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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세기 바로크로 음악여행 떠나세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0-24 19:51 게재일 2011-10-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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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 `디도와 에네아스` 공연

국내 뿐 아니라 오페라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유럽에서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17세기 바로크 오페라 공연이 마련됐다.

대구동구문화체육회관(관장 김형국)과 상주단체인 아미치아트컴퍼니(단장 우승주)는 제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가작인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Dido and Aeneas)`를 25, 26일 오후 8시 동구문화체육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영국 작곡가 헨리 퍼셀(1659~1695)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연기, 춤, 의상, 미술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한 균형미를 이루는 바로크 오페라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아름다운 줄거리와 선율이 세대를 초월해 감동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오페라가 국내공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 최초로 공연되는 `디도와 에네아스`는 대구 오페라 무대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처럼 대형극장에서 공연하기 위한 오페라들이 아니다. 소규모 공간에서 연주됐던 만큼 바로크 음악은 섬세한 앙상블이 매력이다. 19세기 대형 오페라의 엄청나게 큰 음량에 젖어 있던 관객들은 오히려 음량은 작지만 화려한 꾸밈음과 자연스러운 울림에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바로크 오페라는 `콜로라투라`, `멜리스마`(모음으로 화려하고 빠른 패시지를 연주하는 기교) 등 극단적으로 복잡한 아리아와 굉장히 느린 전원풍의 아리아가 교차되는 것이 특징이다.

오페라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고의 실력파 제작진과 출연진이 출연한다.

여러 무대를 통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떠오르는 신예연출가 이현석이 총연출을 맡았으며, 이탈리아 오페라에 뛰어나며 특히 바로크 음악해석에 탁월한 지휘자 마시모 스카핀이 지휘를 하고, 현재 구미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이자 바로크 음악을 깊이 있게 연구한 합창지휘자 황종수가 합창지휘를 맡았다.

주인공인 디도역에는 국내 최정상의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드라마틱 소프라노 조영주, 벨린다역에는 콘서트 뿐만 아니라 오페라무대에서 탁월한 연기력과 해석력을 갖춘 소프라노 김은지, 제2여인역에는 폭발적이면서도 섬세한 미성을 지녔으며 뛰어난 연기력과 짙은 호소력을 지닌 소프라노 김보경, 마법사역에는 최근 유럽 등 국내외 무대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찬사를 받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손정아, 마지막으로 에네아스역에는 독일 칼스루에오페라극장에서의 초청공연 등 수많은 무대에서 찬사를 받고 있는 최고의 바리톤 제상철이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특히 주요아리아인 카르타고를 떠나는 에네아스를 바라보며 디도가 부르는 아리아`내가 대지에 묻혔을 때(When I am laid in earth)`는 세계적인 팝가수 에밀리 시몽이 리메이크해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영화 `더 맨 후 크라이드`(감독 샐리 포터)의 테마로 쓰여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상실의 아픔을 노려하면서 낭만주의 시대의 `베리즈모(Verismo; 사실주의)` 스타일과는 달리 청중의 가슴을 직접 울려 눈물 흘리게 하는 게 아니라 예술적 형식미로 승화된 고대 그리이스 비극의 정수를 보여주는 바로크 오페라의 매력이 넘친다.

입장료 1만, 2만, 3만, 4만 원. 문의 (053)662-308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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