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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길을 걸으며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11-04 20:35 게재일 2011-11-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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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전설의 꽃이다. 수련과(科)에 속하는 다년생 수초로 그의 고향은 아시아의 동남부 인도와 북호주로 연화는 흐르는 물이 아닌 물이 질퍽하게 고여있는 늪이나 습지에서 자라며 연못이나 논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근경(根莖·뿌리와 줄기)은 굵고 옆으로 뻗어나가며 마디가 많고 가을철에는 특히 끝부분이 굵어지며 잎은 물에 젖지 않는다. 연뿌리는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로터스(Lotus)라 불리우는 연화는 고대민속에서 여성을 상징하며 생산과 힘, 그리고 생명의 창조를 나타내고 나아가서 풍요 행운 번영 장수 건강, 그리고 명예의 심볼이다. 꽃에는 사랑스러운 것이 많다. 중국 진나라 도연명은 국화를 사랑했고 당나라 백성들은 모란을 좋아했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다. 그러나 어떤 현인(賢人)은 연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 까닭은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나서 아름다운 꽃이 피기 때문에 더러움에서도 물들지 아니하고 의지를 고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속은 비어서 사심(私心)이 없고 가지가 뻗지 않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윽한 향기가 멀리까지 퍼져 더욱 청정하고 그의 높은 자세를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연꽃을 몇 사람이나 사랑할는지 모를 일이다. 연꽃은 순백과 담홍색으로 피는 꽃이다. 연꽃을 부용(芙蓉)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연화와 인연이 있는 전설과 일화가 적지 않다. 고전 심청전에 보면 용왕이 심청을 한송이 연화에 담아서 인간으로 내보냈다는 로맨틱한 전설도 있거니와 고려 충선왕이 원나라 미희(美姬)에게 연화 한 떨기를 꺾어 주며 석별의 정을 표시한 일화는 미희가 충천왕에게 올린 연서와 더불어 유명한 얘기가 되고 있다. 사모와 수절의 꽃으로 안압지 주변의 연밭은 연일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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