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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 당나귀 한 마리...이 홍 섭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1-07 19:38 게재일 2011-11-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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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속에는

언제부터인가 당나귀 한 마리 살고 있다

귀가 몹시 커다랗고

고개를 잘 숙이는 당나귀

그 당나귀가

잘 우는 당나귀인지, 잘 안 우는 당나귀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오랜 친구를 찾아가거나

한없이 느린 걸음으로

이 도시의 외곽을 배회할 때

어느덧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는 당나귀 한 마리

나는 이 당나귀가 좋아

풀만 먹고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우리들 속에는 무엇이 한 마리 살고 있을까. 시인은 어리석고 어진 당나귀 한 마리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순진하고 착하고 말 잘 듣는…. 어느날 우리도 우리 속에 무엇이 살고 있어 이리도 슬픈건지, 아니면 무엇이 깊게 뿌리박혀 있어서 이리도 서럽고 괴로운지 가만히 우리를 들여다 볼 일이다. 내 실존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보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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