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미술관서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전
1920~30년대 네덜란드의 미술 운동인 `마술적 사실주의`의 대표적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4월12일까지 서울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에 마련된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 작가들과 후배 작가들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전통에서 현대까지`전이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사물이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초현실적인 색채를 사용하거나 한 화면에 공존할 수 없는 요소들을 뒤섞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20세기 네덜란드 화단에 큰 영향을 미친 마술적 사실주의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카렐 윌링크(1900~1983)를 비롯해 윔 슈마허(1894~1986), 딕 케트(1902-1940), 라울 힌케스(1893~1973) 등이 이끌었다.
이들을 마술적 사실주의 1세대 작가들로 분류한다면 쿠스 반 쿠오렌(72), 베르나딘 스턴하임(64), 필립 아케르만(55) 등은 마술적 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2세대 작가들에 속한다.
이들 중 쿠스 반 쿠오렌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화가 피사넬로의 작품을 모티브로 자신의 딸과 피사넬로 시대의 소녀가 서로 마주 보는 `아잇제와 피사넬로`(2003)라는 인상적인 그림을 그렸다.
전시에서는 1920년대를 전후해 시작된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의 1세대 작가들과 그들의 영향을 받은 2세대 작가 등 43명의 회화와 조각 71점을 선보인다.
지난해 한국과 네덜란드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네덜란드 ING은행의 소장품 중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들을 골라 한자리에 모았다.
초상, 정물, 풍경 부문으로 나눠 20세기 네덜란드 마술적 사실주의 초기부터 최근까지 80여 년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전형적인 정물화나 초상화 또는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전통적 기법의 일부를 사용하되 현실을 낯설게 표현한 경우가 많다. 일례로 반짝이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소녀가 잘 꾸며진 정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카렐 윌링크의 `르네상스 복장의 소녀`는 언뜻 현실에 충실한 사실주의 기법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림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정원은 작가가 제멋대로 그려넣은 것이다. 이처럼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은 사물이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초현실적인 색채를 사용하거나 한 화면에 공존할 수 없는 요소들을 뒤섞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오진이 서울대미술관 선임학예사는 “네덜란드의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은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서양 미술사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흐름의 하나”라면서 “예측 불가능한 20세기의 불안과 소외 등 불확실한 현실이 이런 그림을 탄생시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관람료 성인 3천원. 문의 (02)880-950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