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미술관 10일부터 5월20일까지 `플라스틱 데이즈`전
지난 2010년 9월 `백남준 특별전`으로 대박을 터뜨린 포항시립미술관이 봄을 맞아 새 전시를 선보인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10일부터 5월20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플라스틱 데이즈(Plastic days)`전시회를 연다.
활발한 활동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미술작가 18명이 참여하며 이들이 다채롭게 빚어내는 흥미로운 플라스틱한 미술들과의 유쾌한 감각적 소통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이 아크릴, 컬러 테이프, 시트지, 에폭시, 레고 블럭, F.R.P. 등 다채로운 플라스틱 한 재료들로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 설치, 미디어, 입체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흐름을 만날 수 있다.
가볍고 변형이 용이한 플라스틱은 그 재료적인 특성만으로도 가변적인 형태들을 계속해서 창조해내야 하는 현대 미술의 각별한 총애를 받은 지 오래다. 이번 전시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도 놀라운 현대미술 세상이 펼쳐진다.
시퀸이란 세속적인 플라스틱 재료를 통해 현대미술의 품격을 담아내고 있는 노상균 작가, 레고 블럭을 통해 동서고금의 명화를 디지털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는 황인기 작가, 색면 추상과 기하학적 한국 모더니즘 화단의 원로인, 70대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봉태 작가, 시트지의 독특한 질감을 활용한 그림으로 유명한 박상희 작가, 청소용 플라스틱 빗자루를 가지고 작업하는 이기일 등 다채로운 재료만큼이나 신, 구의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현대문명의 대표적 산물이기도 한 플라스틱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친근하게 마주하는 소재이자 다채로운 성형과 변신으로 현대미술의 주요 물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형태와 색감으로 외화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재료적인 측면과 함께 어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형성의 의미를 부각함으로써 현대미술문화 속에서 달라진 조형예술의 본원적인 문제를 성찰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은 고분자 합성수지가 결합돼 우리의 삶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20세기 대표적인 산업 발명품이기도 하지만 대량생산과 인위적 성형으로 특징 지워지는 현대 물질문화의 속성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에 이어 현대를 플라스틱 시대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단순한 물건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특유의 인공적인 형형색색의 빛깔은 현대문화의 감수성을 그대로 지시하기도 하다.
가볍지만 단단하기에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인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현대문화를 드러내기도 하고 착색이 쉽고 풍부한 광택을 가지고 있어 그 화려한 색감만으로도 요란하고 삐까뻔쩍한 묘한 대중문화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리고 손쉽고 무한한 성형의 가능성으로 변화무쌍한 현대 사회의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저와같은 동시대 물질문화의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 이러한 플라스틱의 시대적인 의미를 주목하고 있다. 인공적인 반복과 자유롭고 가변적인 성형, 그리고 대량생산, 소비로 특징 지워지는 현대문화의 어떤 양상을 담고 있는 플라스틱이 가진 풍부한 문화적 맥락 같은 것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플라스틱 데이즈`전은 현대문화의 대표적인 재료이자 아이콘인 플라스틱을 매개로 해 동시대 현대미술의 달라진 조형성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인공적인 반복과 자유롭고 가변적인 성형, 그리고 대량생산으로 특징 지워지는 지금 시대의 문화를 성찰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문의 (054)250-6000.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