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글항아리 펴냄, 김영민 지음, 312쪽
철학자 김영민이 돌아왔다. 그가 일 년 만에 들고 온 화두는 `봄날은 간다`이다. 한신대 교수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봄날은 간다`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써내려간 철학 단편 에세이집에서 사회를 지배하는 `훈훈한` 치유의 철학 대신 냉철한 철학의 칼날을 빼든다.
`행복, 행운이 아닌`에서는 행복이 소비와 통치 욕구의 볼모로 전락해버린 현실을 덤덤하게, 그러나 무디지는 않게 꼬집는다.
맑은 날씨와 대조되는 자신의 뿌연 현재를 보면서 무심코 외치는 한숨 섞인 표현에서부터, 어느덧 우리 시대의 문화적 기억이 된 영화 `봄날은 간다`까지, `봄날은 간다`란 세속적인 우리의 삶에 스며든 관용어구가 돼왔다. 그러나 저자는 언제나 그렇듯 관습적 어휘와 낭만적인 수사, 흔한 인상비평을 거부하고 `어긋남`과 `어긋냄`에서 비롯되는 인문(人紋)의 산책을 감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