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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철학의 칼날을 빼들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4-27 21:51 게재일 2012-04-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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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글항아리 펴냄, 김영민 지음, 312쪽
“인생은 오직 인생은 짧다는 것이고, 인생이 짧다는 것은 오직 짧아진 다음에야 깨단할 수 있어, 과연 `봄날은 간다`는 것만큼 실한 화두는 없을 것입니다. 비용이 없는 진실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봄날이 가는 일을 빼고는 슬픔도 외로움도 지혜도 성숙도 체감할 수가 없지요”-김영민 `봄날은 간다-(공제(控除)의 비망록)`서문

철학자 김영민이 돌아왔다. 그가 일 년 만에 들고 온 화두는 `봄날은 간다`이다. 한신대 교수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봄날은 간다`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써내려간 철학 단편 에세이집에서 사회를 지배하는 `훈훈한` 치유의 철학 대신 냉철한 철학의 칼날을 빼든다.

`행복, 행운이 아닌`에서는 행복이 소비와 통치 욕구의 볼모로 전락해버린 현실을 덤덤하게, 그러나 무디지는 않게 꼬집는다.

맑은 날씨와 대조되는 자신의 뿌연 현재를 보면서 무심코 외치는 한숨 섞인 표현에서부터, 어느덧 우리 시대의 문화적 기억이 된 영화 `봄날은 간다`까지, `봄날은 간다`란 세속적인 우리의 삶에 스며든 관용어구가 돼왔다. 그러나 저자는 언제나 그렇듯 관습적 어휘와 낭만적인 수사, 흔한 인상비평을 거부하고 `어긋남`과 `어긋냄`에서 비롯되는 인문(人紋)의 산책을 감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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