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안갤러리 독일현대미술작가 그룹전
외르크 헤롤트, 아드리안 바크홀츠. 안드리아스 아르헤인, 버커드 헬트, 헬즈 레이버그, 잔 무케, 존 팽크라스, 마르쿠츠 루퍼츠, 너버트 비스키, 틸만 담라우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전후 독일현대미술을 이끌었던 신표현주의 미술의 영향 아래 성장해 온 작가들로 독일회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답을 구하는 과정은 독일미술가들에게 회화의 핵심 주제이자 매개가 돼 왔다.
독일 전후 미술의 맥락에서 회화를 역사와 관련해 재위치 시키려는 시도는 자신들의 미술을 세계에 인식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됐고, 역사에 대한 독일의 성찰, 회화가 매개가 돼 역사적 기억을 구축하는 작업 등은 독일 고유의 회화양식과 만나며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에서 관람객들은 서구 자본주의의 대량소비사회 속에 난무하는 매체 이미지(광고, 선전 이미지 등)와 미술사적 요소들, 그리고 작가 개개인의 자서전적 이야기 등 다양한 영향들이 동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에 의한 복잡한 융합을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색채와 전통 회화 형식의 고수를 통해 회화의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실현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역사와 자서전적 이야기, 기억과 성찰 그리고 재현과 표현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리안레드와 그레이 두 개의 전시장에 나눠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특정한 장소와 그 장소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에 대한 깊은 관심과 관찰을 바탕으로 사진이미지를 이용한 독특한 회화 양식을 소개하고 있는 외르크 헤롤트 작가의 작품을 리안레드에 마르쿠츠 루퍼츠 회화로 시작해 아드리안 바크홀츠까지 역사와 자전적 이야기를 다양한 회화 언어로 다루고 있는 나머지 9명 작가의 작품들이 리안그레이 전시장에 소개된다.
이들은 모두 회화를 대상의 단순하고 경쾌한 재현보다 역사와 이야기를 담는 매개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대량소비사회 속에서 그 향기를 잃고 있는 감수성의 문제, 평준화 되어 가고 있는 형식과 색채의 팔레트 위에서 색채의 표현력과 회화의 가치를 새롭게 실현시키려는 묵묵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문의 (053)424-220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