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아라 하네
허물어진 자유의 한편에는
늘 양심이 도사리고 있네
자유란 무엇인가, 본질적으로
입에서 나온 말들은
너무도 선명한 상처를 남기고
포도에 흘리는 붉은 피
나부끼는 깃발 아래
파도처럼 몰려가는 대열에서는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네
어깨를 걸고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
가녀린 손이 어깨를 만지며 우네
바지랑대 끝에 아슬히 앉아 있는
잠자리 한 마리 미동도 않네
맞다. 참으로 아슬한 세상이다. 연대는 있어도 뜨거운 열정은 사라진 수많은 대열을 본다. 본질이 가려지고 혹은 왜곡되어 전혀 보이질 않을 때도 있다. 함성만 공허하게 광장에 흩어져 버리는 안타까운 연대들을 본다. 오랜 세월 올곧게 교육운동에 헌신하는 시인의 안타까운 시선이 선명한 시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