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서 소나무작가 장이규 개인전
장이규 작가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의 생명력을 그린다.
자연을 대상으로 해, 그것에 접근하는 작가의 시각은 전형적인 풍경의 그것이다. 향리의 자연을 그만의 독특한 필치와 시각으로 담아내는 작가의 작업은 이미 타인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그만의 특질로 인정받고 있다. 지역적 특성과 개인의 개성이 결합돼 이뤄진 그의 조형성과는 이미 일정기간을 두고 부단히 응축되고 성숙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강렬한 대비를 통해 구축되는 독특한 공간운용과 자연의 해석방법은 풍경을 단순한 낭만적 서정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했다. 이는 바로 작가의 자연에 대한 접근방식과 이해가 반영돼 발현된 조형적 성과라 할 것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대단히 이성적이고 냉철하다. 서두름 없는 절제된 표현으로 화면 곳곳을 더듬는 그의 필촉은 흐트러짐이 없다. 그것은 일견 금욕적인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절제와 함축의 묘를 보이고 있다. 분명 그의 화면은 일반적인 풍경의 단순한 서정이나 재현적인 것에서 일정부분 빗겨나 있다. 그것은 일종의 가공된 자연이자 설정된 풍경이라 함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비록 객관적인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그의 시선과 관심은 이미 구체적인 사물의 형상에서 벗어나 특정한 사유를 동반한 형이상학적 공간으로 전이되고 있음이 여실하다.
원근을 통해 분명하게 구분되고 있는 화면의 공간구획은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특징적인 조형방법이다. 작가의 화면들은 대체로 근경에 배치된 소나무와 아득한 원경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단순하고 명쾌한 설정은 현실의 복잡다단한 객관적 조건들을 주관적인 취사선택과 수렴의 과정을 통해 경영돼진 결과다. 객관적인 자연에 대한 개괄과 함축적인 표현은 작가의 관심이 단순히 자연의 객관적 재현에 있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근경의 소나무들은 이러한 서로 다른 공간을 구분하는 지표처럼 우뚝하다. 그것은 탈속한 자연, 객관에서 주관으로의 변환을 암시하는 것이라 풀이할 수 있다. 작가는 근경의 객관적이고 상대적으로 밝고 설명적인 표현을 통해 보는 이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화면의 종심으로 인도한다..
자연을 질서와 영원함의 상징으로 보는 장 작가의 작품은 실제 경치에서 작가가 감각적으로 풍경을 취사선택했기 때문에 그림 속 풍경은 보는 이들로부터 잘 짜여진 평온함을 부여해 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르른 녹색의 몽환적인 느낌의 풍경 6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장 작가는 현재 계명대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의 (053)668-156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