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1세대 6명 작품전 31~7월29일 포항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영남출신 한국의 추상미술 선각자 1세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특별전 `영남의 추상미술전'을 마련한다.
`영남의 추상미술전'은 그동안 영남의 현대미술을 일괄적으로 소개하는 전시가 없었던 상황에서 포항시립미술관이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시회로 영남미술사에 있어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이다.
특히 한국의 근·현대미술의 전개에 있어서 영남에서 괄목할만한 작가들을 배출하면서도 진작 지역민들은 이러한 지식을 접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이번 전시는 공립미술관으로서의 그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31일부터 7월29일까지 미술관 1, 2전시실에 마련되는 이번 전시는 주경, 남관, 정점식, 유영국, 장석수, 손동진 등 영남을 빛낸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작가 6명의 작품이 총 망라된다.
□주경(1905~1979년)
주경은 서울 출생이지만 중앙고등 보통학교, 가와바타미술학교와 도쿄 데이코쿠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해방과 더불어 대구에 정착해 경북미술문화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대구 계성학교 미술교사, 경주여중 교장, 경북 장학관, 미술협회 초대 경북지부장, 가톨릭미술협회회장, 경북도전 초대작가를 역임했다. 사실주의 작가이지만 18세 나이에 `파란'이나 `생존'과 같은 추상작품은 한국미술사에 있어서 추상화를 첫 시도한 작가로서 평가를 받고 있다.
□남관(1911~ 1990년)
남관은 청송군에서 태어났다. 일본 태평양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1955년 프랑스 파리의 아카데미 드라그랑드쇼미에르에 입학, 추상미술에 몰입했다. 1958년 한국인 화가로는 처음으로 살롱 드 메에 초대되는 등 신 미술 도입 이래 한국 화가로는 처음으로 파리로 진출했고, 파리화단에서 예술적 성취를 일궈내어 한국추상미술의 우수성을 서구화단에 알리고, 인정을 받은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이다. 국전 심사위원, 한국미술대상 심사위원, 홍익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심상표현과 청색을 주조로 한 색채의 심리적 효과는 남관 예술의 독특한 아름다움의 요체로서 신비와 영원, 불멸을 상징화한다. 또한 오랜 시간의 경과와 흔적의 시각적 효과를 위해, 얼룩이나 발묵, 드리핑, 데깔코마니 꼴라주 기법을 이용해 서양의 유화 매체를 동양 전통의 정신세계로 융합해냈다.
□정점식(1917 ~ 2009년)
정점식은 상주에서 태어나 41년에 일본의 경도시립회화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계명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을 양성해온 미술교육자이자 화가로서의 확고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유학시절을 제외하곤 평생 대구에서 활동화며 대구 추상미술의 초석이자 중심을 이룬 인물이다.
한국미술사의 주류적 흐름에 작가 특유의 예민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토속적이고 동양적 정서가 짙은 작품세계를 완성해온 작가다. 일제의 아카데믹한 미술 사조를 타개하고 왕성한 독서와 창작욕으로 빈약한 현대미술의 토대를 세워나가는 데에 치열하게 노력했다.
□유영국(1916 ~ 2002년)
유영국은 울진에서 태어났다. 1930년대 도쿄 유학시절부터 추상작업을 시작한 이래 한국 모더니즘의 제1세대 작가이자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활약했다. 유영국의 작품은 산, 길, 나무 등의 자연적 소재를 추상화면의 구성요소로 바꿈으로써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과 강렬한 색채가 어우러진 시적 아름다움과 경쾌한 음악적 울림을 자아내어 기하학 추상미술의 선구자로서 한국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이다. 유영국은 특히 산을 주로 많이 그린 화가로 유명하다.
□ 장석수(1921~1976년)
장석수는 포항시 장기면에서 태어나 장기초교와 교토 동산중학교를 거쳐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장석수의 60년대 추상미술은 작업내용 보다는 형식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작품의 스케일은 커지고 화면은 표면감각이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것으로 되며 두터운 물감을 이용한 붓질, 즉 작업행위가 강조되는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합판으로 제작한 초대형 화면은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보여주고 있으며, 물감을 채색 한다기 보다는 들어부은 물감에서 번지거나 흘러내리거나 서로 반응하게 하여 우연과 우발적인 요인에 내맞긴 표현에서 액션페인팅의 요소도 함께 발견된다.
□손동진(1921년 ~ )
손동진은 경주에서 태어나 경북고 미술교사를 지내던 중 밀항으로 도일, 동경예술대학 미술학부와 대학원에서 양화를 전공한 뒤, 다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파리국립미술대학을 졸업했다. 1959년 귀국 후, 국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나, 1975년에 다시 도불, 1979년에 프랑스 예술가회 정회원이 됐으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스튜디오를 제공받고 창작에 몰두하게 됐다.
손동진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소위 `한국적인 것'에 대한 탐구다. 손동진의 작품의 주제는 탈춤, 달빛 환상과 경주를 주제로 한 낙토(土) 등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