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직 찍 우지직 찍
섬유나무 넘어지는 소리
나무들은 톱날 앞에 무참히 쓰러지던
그때의 비명소리를 더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안주머니에 둥지 틀고 살던
이름 모를 새들을 부르고 있는 것일까
우지직 찍 우지직 찍
얼마나 많이 소리치고 싶었던가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저 아우성!
세탁물 한 점을 한 그루의 나무로 표현한 이 시는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시인은 옷감을 다림질하면서 엉성하게 구겨진 옷감을 누르는 것을 나무들이 쓰러지는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의 모양 없는 삶의 모습을 형편없이 구겨진 세탁물에 비유하면서 또 다른 의미를 거기에 실어 표현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름 모를 새들을 부르고 싶었던 것처럼 현재 자신의 삶보다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염원하며 다림질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