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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인협회 `문학만` 발간한흑구 작품 재조명 `눈길`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7-06 21:50 게재일 2012-07-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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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인협회 통권 37호 `문학만` 출간
▲ 문학만 편집인 이대환 작가

항공촬영한 영일만 전경사진 이미지를 표지에 지속적으로 실어 문학지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한국문학의 대하(大河)에 합류한다는, 포항지역에 기반을 둔 `문학만`이 야심찬 기획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시, 소설, 동화, 수필, 1· 2·3회 포항소재 문학작품 현상공모 수필 부문 수상작, 신간을 찾아서`가 수록된 포항문인협회 2012년 상반기 통권 37호 `문학만`에서는 `특집, 초대 에세이, 기획 에세이, 비평의 시선`이 특히 눈에 띈다.

특집에는 “단 한 편의 친일문장도 남기지 않은 영광된 작가” 한흑구의 작품이 재조명됐다. 민충환 문학 연구자가 줄기차게 발굴해낸 한흑구(1909~1979, 평양 출생, 1948년 39세 때 포항으로 이주)의 작품(`한흑구 문학선집`· `한흑구 문학선집 Ⅱ`)이 `새로 찾은 흑구 한세광의 작품`이라는 제목으로 `문학만`에 수록된 것. 이로써 시 41편, 소설 16편, 평론 10편, 수필 31편 등은 한흑구 개인사를 넘어 한국문학의 귀중한 자산이 됐다.

작가 장폴 사르트르(1905~1980, 프랑스 파리)의 `누구를 위하여 쓰는가`는 초대 에세이로, 작가 이대환의 `청암 박태준의 생애와 사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최진덕의 `주마간산, 터키 6박8일을 돌이켜본다`는 기획 에세이로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포항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으로 뽑힌 포항소재 문학작품 현상공모 시 부문 수상자 송유미·정도전 시인도 `문학만`의 참여자로 나서게 됐다.

신구세대를 가리지 않고 패기와 혁신과 변혁을 부단히 갈망하는 포항문인협회원들 중 윤석홍(시), 서숙희(시조), 김도형(수필) 또한 `문학만`을 다채롭게 하고 있다. 뿌리 내리기 쉽지 않은 새터민의 삶을 남한 독서 지도사의 시선으로 묘파한 `아폴로를 씹었어`(김산하, 단편소설), 간결하고도 명료한 문체로 문명의 이면을 탐구한 `멧돼지네 땅`(김일광, 단편동화)은 주제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정서적이라서 독자들의 공감대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듯.

베트남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 바오 닌의 한국어판 `전쟁의 슬픔`에 서평을 쓴 작가 방현석의 `바오닌과 전쟁의 슬픔`(신간을 찾아서)과 젊은 문학평론가 이경재의`한국전쟁기 소설에 나타난 여성 표상 연구`(비평의 시선)는 분단 체제에서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의 가슴을 진중하게 찾아간다.

이대환 편집인(작가)은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포항에서도 문학이 하나의 취미활동 수준으로 쇠퇴하고 전락하는 상황에서 `문학만`은 진정한 문학이 자라는 한 거점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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