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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공원

등록일 2012-08-08 20:59 게재일 2012-08-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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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 인터넷을 통해 세계적인 경관을 지닌 도시들을 검색해 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프라카 남단의 케이프타운이다. 이 도시는 아프리카의 최남단 희망봉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멋진 산과 정상에서의 정경, 아름다운 백사장과 모래언덕, 숲과 농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테이블 마운튼은 남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로, 해발 1천85m의 사암고원으로서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고, 정상은 테이블처럼 평평하게 돼 있다. 360도 회전 하는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가는 동안 시가지의 모습, 대서양 그리고 아름다운 절벽들을 감상 할 수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케이프타운 전경, 대서양, 인도양을 360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가 전개된다.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케이프타운에 관한 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해변에 살고 있는 수천마리의 펭귄과 산에 살고 있는 개코원숭이에 관한 것이다.

남극에나 살고 있는 펭귄이 케이프타운 남단해안에 서식하게 된 것은 30년전 부터라고 하며, 이곳에 먹이가 풍부하고 번식하기가 쉬워서 3천마리를 넘어섰고, 그곳을 떠날 생각을 않는 토착동물이 돼버렸다고 한다. 이 펭귄들은 바닷가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까지 접근해 여기저기 파헤치기도 하나 인간들과 큰 마찰 없이 지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대단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기하다.

개코원숭이는 원래는 높은 산에 살고 있었는데, 그 수가 늘어나고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오기 때문에 주민들과 약간의 마찰을 빚고 있다. 어릴 때 부터 마을까지 내려와 먹이를 받아먹는 습관이 든 원숭이들은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고, 이제는 식당이나 열린 차안을 뒤져 먹을 것을 찾아가고 있다.

이들 원숭이들은 매우 영리해 관광객들에게 이리저리 포즈도 취하고, 사람들이 방심한 틈을 타 차안을 뒤지고 훔쳐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먹이에만 관심이 있을 뿐 지갑이며 다른 소지품들은 그대로 남겨 놓는다. 일부 원숭이들은 바닷가에 나와 조개를 잡아 까먹기도 하는데, 시정부에서는 야생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원숭이 먹을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홍보하며 먹이를 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미국의 샌디에고에서도 해양생물공원인 씨 월드 인근에 야생동물공원(Wild Animal Park)이 있어 광대한 지역에 큰 울타리들을 치고 각종 동물들을 반 야생으로 키우며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가까운 일본 만해도 얼굴 빨간 원숭이들이 산촌마을 인근에 무리지어 살고 있고, 좋은 관광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포항에도 이러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한다면 매우 좋은 관광거리가 될 것이다. 소규모의 동물원이라도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대규모의 야생 방목장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기술적으로 울타리를 쳐야겠지만 펭귄이 바닷가 마을에 살면서 토착 동물이 되어가고, 개코원숭이나 일본원숭이가 칠포나 월포 바닷가 혹은 구룡포 등 일부지역에 방목된다면 겨울에 약간의 먹이만 제공한다 하더라도 잘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외래동물들이 아니더라도 포항에는 예로부터 군용 말을 집단으로 키우는 곳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전통을 되살려 승마산업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말, 사슴, 야크들의 사육장, 낙타, 알파카, 타조, 캥거루 등을 방목하는 야생동물원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시정부의 투자만이 아니라 민간의 투자가 절실하다. 왜 난데없이 야생동물원이냐고 질문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70~80만의 대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으로서 그리고 문화관광 및 교육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으로서는 이런 생각을 아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몽골의 말과 야크, 일본의 원숭이, 오스트레일리아의 캥거루, 아프리카의 타조 등을 국제 교류차원에서 키워볼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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