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금메달과 금언(金言)

등록일 2012-08-17 21:12 게재일 2012-08-17 22면
스크랩버튼
▲ 이원락 경주청하요양병원장

이번 올림픽 대회 경기를 보면서 운동시합은 인간 세상의 축소판이란 것을 절감했다. 매일 끊임없이 피나는 노력을 했으면서도 1등은 한 명 뿐, 나머지는 2등 이하로 몰려 버린다. 그리고 자기의 등수는 노력의 양에 비례하지 않고 오히려 행운과 불운 등이 얽히고 뒤섞여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변수가 혼재돼 있다. 함정, 그물, 악재, 우연, 올무 등이 우리들 생활 옆에서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왕기춘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14초를 남겨두고 어깨 부상으로, 이번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메달을 놓쳤다. 펜싱의 신아람에게는 1초가 시간이 흘러도 계속 1초가 되는 모순의 희생양이 됐다.

아슬아슬하게 1등을 한 선수도 있었다. 기보배의 마지막 화살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상대의 성적이 조금 더 나빠서 금메달을 획득한 경우가 되겠다.

김재범은 본시 73kg급의 선수였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81kg급으로 출전했다. 그는 매일 밤 11시11분에 기도를 했다. 1, 1, 1, 1, 이렇게 1등을 바라면서 그 시간에 기도를 했단다. 그러나 잠이 부족해 밤 10시04분으로 시간을 옮겼다. 천사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기도를 하고 시합에 나갔는데, 몸이 새털같이 가벼웠다”고 했다.

모든 선수들은 쉬지 않고 열심에, 열심에, 열심을 더해 피눈물 나게 연습을 했다. 이는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더 배고픈 놈이 이긴다는 말이나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절박한 놈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다.

생활이나 경기에서는 훈련 없이는 승리가 불가능하다. 훈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택 받은 자만이 훈련에 들어갈 수 있다. 김재범은 태릉선수촌의 훈련은 지옥훈련이 아니라 천국훈련으로 생각했단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죽기 살기`로 싸워서 은메달을 땄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죽기`를 작정해서 금메달을 땄다고 했다. 또 몸 전체에 상처뿐인 그가 가야할 곳은 `수술대가 아니라 시상대`라고 했다. 이 말은 앞으로 금언(言)으로 회자될 것 같다.

송대남 선수는 90kg유도에 출전했다. 그는 본시 81kg급의 선수였으나 한 체급을 올려 출전했다. 그는 메달을 획득한 후 기자에게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치킨에 맥주 한잔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체중을 높일 때는 아침에 스테이크 13인분을 먹었고, 라면과 햄버거를 많이 먹었다고 했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한다.

선수들은 군더더기 살을 없애야 한다. 특히 체중으로 급수를 다루는 운동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들은 군살을 `죄 짓기를 유혹하는 마귀`처럼 여긴다. 시합을 망치게 하는 악마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합이 끝나는 그 시간까지 식욕 등 모든 면에서 인내에 인내를 거듭해야 승리로 향할 자격을 갖게 된다. 이렇게 노력을 해도 거의 대부분은 금메달을 놓친다.

그렇게 많이 노력하고도 금메달을 놓친다면 처음부터 노력할 필요가 있는가? 있다. 노력해야 한다. 이는 운동에 한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목표가 명확히 눈에 그려질수록 그는 목표에 더 다가갈 것이다.

올림픽에서의 승리는 선수뿐만 아니라 그 나라 전체가 기뻐한다. 국가가 연주된다. 운동복에는 국가 이름과 자기 이름이 들어가 있다. 국가란 필요할 때는 자기의 생명마저 바칠 수 있는 조직체다. 어떤 분야이든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는 모두 애국자다.

우리에게는 항상 미래가 있다. 이번 올림픽은 우리나라의 앞날을 다시 한 번 더 명확히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선수들이 귀국해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길 응원하면서 우리의 후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할 것을 다짐하는 8월이 되기를 기원한다.

마음산책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