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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탄생 100주년 맞아친딸 `불필 스님` 회고록 발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09-21 20:59 게재일 2012-09-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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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서 영원으로` 김영사 펴냄 불필 스님 지음, 396쪽<BR>“행복은 영원한 것과”<BR>“일시적인 것이 있어”<BR>이 가르침 듣고 출가
▲ 성철 스님의 친딸인 불필 스님.

불교계의 큰 어른 성철 스님(1912~1993) 탄생 100주년을 맞아 스님의 친딸인 불필 스님(75)이 회고록 `영원에서 영원으로`(김영사)를 발간했다.

회고록에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가족사와 성철 스님 법문을 비롯해 은사 인홍 스님 등 선지식과의 인연이며 불필 스님 자신의 수행 과정이 들어 있다.

특히 그동안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 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을 실었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됐던 성철 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불필 스님은 아버지 성철 스님의 권유에 따라 1957년 출가한 뒤 철저한 수행을 해왔으며 지독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치열한 수행 인생을 이 책에 압축했다고 밝혔다.

해인사 산내암자 금강굴에 주석중인 불필 스님은 이 책을 통해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가장 멀리 있어야 했던 아버지 성철 스님의 가장 철저했던 동시에 너무나 자비로웠던 참모습을 드러낸다.

성철 스님을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한 불필 스님의 고백은 절절하다.

뱃속에 있을 때 출가한 아버지를 13세에 찾아가 외면당한 뒤 그리움에 사무쳐 18살 때 두번째 만남에서 불필(不必, 세상에 아주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도를 이룰 수 있다)이라는 법명과 수행을 위한 법문 “행복은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이 있다”는 가르침을 듣고 자신도 출가한다.

“죽을 힘을 다해 정진하라”고 가르쳤던 아버지의 유일한 부정에 따라 50여년 구도의 길을 걸은 불필 스님은 성철 스님이 열반한 후에도 영결식과 다비식에 나가지 못했다. 세인의 시선 때문에 다비식에 가지 않고 산너머에서 9번 절만 했던 불필 스님은 “생사의 바다에서 마음의 눈을 바로 떠서, 영원한 대자유인으로서 성철 스님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다짐한다.

현재 우리나라 비구니계의 수장으로 당당히 서있는 불필 스님은 이 책에서 인홍 스님, 법전 스님, 향곡 스님, 묘엄 스님, 법정 스님 등 대가들의 성자 같은 삶도 고스란히 녹여 냈다.

불필 스님은 책의 말미에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성철 스님의 법어를 인용하면서 독자들에게 진정한 메시지를 전한다. “무소유의 삶과 용맹정진”을 세상사람들에게 당부하고 떠났던 아버지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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