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쾌차` 와이겔리 펴냄 김중규 지음, 248쪽
`마음까지 치유하는 한의원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잘못된 한의학 상식을 바로잡고 한의학의 위치를 되찾기 위한 저자의 20년간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최신 한의학의 다양한 성과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독자에게 친숙한 한의학으로 거듭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 저자는 실제 한의원에서 겪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위주로 책을 꾸몄다.
고스톱 치다 피박 광박에 열 받아 쓰러진 할머니, 임신한 며느리 데리고 와 뱃속에 든 손자를 고추로 바꿔달라는 시어머니, 배트맨 내의 입고 온 양반 어르신, 망사팬티 차림의 순박한 시골 청년…. 여기에다 환자 앞에서 수영복 패션쇼를 하게 된 한의사 때문에 배꼽을 잡다가도, 낡은 왕진가방 들고 무료 진료 가고, 쓰러진 아버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던, 잘못 알고 있던 한의학에 대한 오해가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책 이름 `일도쾌차`는 `한 번의 치료로 완쾌시킨다`라는 의미.
저자는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아프면 침 맞고, 뜸 뜨고, 몸이 허해지면 진맥하고 탕약 한 제 지어 먹던 풍경은 낯익은 우리 삶의 일부였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의학의 대중성에 밀려, 한의학이 조금씩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한의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최고의 인재들이 연구와 임상을 통해 최신 의료법을 쏟아내고 있는 실용 의학이다. 의료기관 이용자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한의원이 수년째 가장 높다는 결과만 봐도 한의학의 실용성은 충분히 입증된다”고 주장한다. 또 그는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게 한의학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다. 한약을 잘못 먹으면 간이 나빠지고,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침을 잘못 맞으면 반신불수가 오고,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등의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세간에 넘치는 탓”이라고 말한다.
`질병을 다스리는 의학`이 아닌 `건강을 유지하는 의학`이라는 21세기 의료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한의학이 있다는 것.
“한의학은 몸에 병이 찾아오기 전, 마음의 병부터 찾는, 병을 다루는 의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몸이 본래 지닌 자연치유력을 높여 건강을 유지하는 참된 의학”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옛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장 좋은 의사는 병이 오기 전에 치료하는 의사일 것이다. 개인의 병을 치료하면서도, 시선은 세상의 병을 치료하는 큰 의사가 어디 없나 살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세상의 병을 고칠 수 있는 큰 의사가 지금 우리 사회에는 간절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책 발간의 의의를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