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대구 EXCO에서 녹색도시 개발에 대한 국제심포지엄, 제23차 EAROPH World Congress가 열렸다. 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외국에서는 미국, 호주, 일본, 루마니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몽골 등 많은 나라에서 참석했다. 필자는 이번에 좌장 및 발표자로 참석했었다.
필자가 좌장으로 참석했던 회의에서는 제2도시군(Secondary Cities), 즉 중소도시에서의 녹색도시조성, 환경영향평가, U-city개발, 그리고 도시성장모델에 관한 논문들이 발표됐다. 우선 인도네시아의 제2도시군인 소도시에서의 녹색도시 실행전략이 발표됐다. 이 도시들도 우리 한국의 소도시 혹은 농촌에서 일어나는 환경파괴의 문제점들을 비슷하게 지니고 있으며, 해결방안에 있어서도 `지방의제21`과 같은 공통의 틀 안에서 세워지고 있다.
토론시간에 미국에서 온 저스틴(Mr. Justin)이라고 하는 사람이 제2도시군의 정의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이는 나라마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이 분은 포항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필자가 포항이 수도인 거대도시 서울과 지역거점 대도시인 대구로 이어지는 제2도시군의 도시가 아니겠는가 이야기하니, 포항에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있는데, 제2군도시라고 말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질문을 해왔다.
이 분의 이야기가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구 내지 행정적인 위계에 따라 제1도시군, 제2도시군을 구별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능에 따라서 분류한다면 제2도시군의 도시가 제1군의 도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포항은 인구, 경제, 행정면에서 제2군도시라고 할 수 있지만, 산업, 특히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제1군도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 발표는 인도네시아의 환경영향평가 법령제정에 관한 것이었다. 누구나 환경보전이며 오염방지에 대해서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의 경우는 몇몇 선진국 이외에는 법령제정과 실행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우리 한국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환경영향평가에 관한 규정이 있고,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서 환경성검토 및 평가를 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지표 내지 공학적인 지표들이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다. 또한 결정에 대한 이견이 크거나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을 때, 다툼을 풀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이 뚜렷하게 세워져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발표주제인 U-city도 우리 도시에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발전되는 것처럼 도시도 함께 스마트화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도시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피할 수 없는 추세인 것이다. 다만, 어떠한 수준에서, 어떠한 비용으로, 어떠한 스케줄에 따라 변모시켜 가야 할지가 문제인 것이다.
네 번째 논문은 토지이용 및 도시발전 모델로서 일본인 학자가 발표했는데, 그는 인구증감 및 분포변화 예측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훗가이도지역 도시들의 발전과 인프라 수요를 예측했다. 한국 도시들의 경우에도 인구감소, 급격한 고령화, 다양한 도시개발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상세한 모델을 활용한 도시간 그리고 도시내부의 인구이동 및 인프라 예측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국제회의는 EAROPH와 대한국토도시학회가 주최하고,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공동후원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국내외에서 참여하고, 녹색도시와 관련된 많은 주제의 논문들이 발표됐다. EXCO와 같은 큰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호텔이 있어서 이와 같은 큰 규모의 회의가 원활하게 개최될 수 있었다고 생각되며, 포항에서도 북부해수욕장이나 해맞이공원 인근에 이와 같은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