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성 종
솔밭을 지나 숨가쁘게 헉헉대는
고개를 넘고, 언덕에 올라서면
그리운 그 사람의 뒤를
길이 자꾸만 따라가고
조는 바다를 베고 누운 우목리
보건지소 오렌지색 지붕에 눈길이
앉는다 자꾸.
우리는 수없이 길을 나선다. 길 위에서 우리의 한 생은 시작하고 마감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하여 그리운 곳으로 자꾸 고개와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지금은 신항만 조성으로 원형이 많이 변하고 없어져 버렸지만 조는 바다와 오렌지색 지붕이 엎드린 우목리 가는 길. 이 땅 어딘들 이런 평화경이 없을까마는 우리의 눈이 자꾸 거기에 머무는 것은 시끄럽고 분탕스런 현실에서 찾을 수 없는 평화가 거기에 고여 있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