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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복서와 유명 작가의 추락과 회복 이야기 그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11-02 19:50 게재일 2012-11-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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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자` 민음사 펴냄 최민석 지음, 228쪽
올해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최민석(35) 작가의 장편소설 `능력자`(민음사)는 신선함, 새로움, 독창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채 끊임없이 웃음 폭탄을 터트린다.

`능력자`는 한때는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정체불명의 스티커를 파는 전직 복서와 전통과 권위 있는 문예지로 데뷔했으나 지금은 야설을 쓰며 연명하는 삼류 작가, 이 몰락한 두 인생이 빚어내는 추락과 회복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다큐멘터리 화면처럼 흔들거리고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거친 원석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아주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매우 시적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삶에 대한 치열한 천착은 고통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작가의 땀과 굳은 결기를 느끼게 하며, 단숨에 읽히는 필력과 장편 서사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인다.

살냄새와 땀냄새가 진동하는 생생한 캐릭터들과 감칠맛 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를 능숙하게 이끌어 나가는 이 작품은 웃음과 감동을 넘나들며, 독자들로 하여금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최민석의 소설은 울다가 웃게 만드는 `항문발모형 문학`에서 한층 더 깊고 따스한 휴머니즘이 넘치는`유머니즘(humornism) 문학`으로 진화했다.

`능력자`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없던 신인 무명작가 `남루한`이 전직 세계 챔피언 `공평수`의 자서전을 대필해 주면서 진정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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