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늬영원` 문학과지성사 펴냄 한강 지음, 309쪽
작가가 2002년 여름부터 일곱 달에 걸쳐 쓴 중편 `노랑무늬영원`을 포함해 2012년 여름에 이르도록 쓰고 발표한 총 7편의 작품을 묶은 이번 소설집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수십 번 계절이 바뀌는 동안 존재의 근원과 실재 세계를 탐문하는 작가의 온 힘과 온 감각이 고통 속에 혹은 고통이 통과한 자취에 머물렀고 그 결과로 우리는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는 중에 각각의 장편들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조응하는 중편과 단편들이 씌어졌고 고스란히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에 담겼다.
“두 눈을 시큰하게 하는 빛, 생리적인 눈물이 고이게 하는 빛, 어른어른 마성이 피어오르는 빛”(`훈자`) 속을 달리며 액셀과 브레이크를 교차로 밟고, 욕설과 기도를 절반씩 섞어 뇌까리는 당신이 “내가 경멸하고 혐오하는 것은 내 삶이야”(`훈자`)라며 스스로를 거칠게 몰아세우면서도 잊지 않는 것은 “제발, 잘못되지 말아줘”라는 당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