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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7편의 작품 묶어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2-11-02 19:50 게재일 2012-11-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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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무늬영원` 문학과지성사 펴냄 한강 지음, 309쪽
1993년 등단한 이래 줄곧, 삶의 근원에 자리한 인간 본연의 고독과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에의 추구와 삶을 향한 의지를 특유의 단단하고 시정 어린 문체로 그려온 작가 한강이 `내 여자의 열매` 이후 12년 만에 세번째 소설집 `노랑무늬영원`(문학과지성사)을 출간했다.

작가가 2002년 여름부터 일곱 달에 걸쳐 쓴 중편 `노랑무늬영원`을 포함해 2012년 여름에 이르도록 쓰고 발표한 총 7편의 작품을 묶은 이번 소설집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수십 번 계절이 바뀌는 동안 존재의 근원과 실재 세계를 탐문하는 작가의 온 힘과 온 감각이 고통 속에 혹은 고통이 통과한 자취에 머물렀고 그 결과로 우리는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는 중에 각각의 장편들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조응하는 중편과 단편들이 씌어졌고 고스란히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에 담겼다.

“두 눈을 시큰하게 하는 빛, 생리적인 눈물이 고이게 하는 빛, 어른어른 마성이 피어오르는 빛”(`훈자`) 속을 달리며 액셀과 브레이크를 교차로 밟고, 욕설과 기도를 절반씩 섞어 뇌까리는 당신이 “내가 경멸하고 혐오하는 것은 내 삶이야”(`훈자`)라며 스스로를 거칠게 몰아세우면서도 잊지 않는 것은 “제발, 잘못되지 말아줘”라는 당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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