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수성갤러리서 이복규 개인전<br>25점 전시… 회화적 요소 독특함 선봬
청도 각북에서 차밭을 일구며 차그릇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는 도예가 이복규씨의 개인전이 오는 26일까지 대구 호텔 수성갤러리에 마련된다.
대구공업대학 도자기공예과 교수를 역임하고 대구도예가회장, 대한민국 도자기 명장 심사위원을 역임한 이복규 작가의 작품에는 경상도 도자기 특유의 미적 감각이 숨쉰다.
유년시절 체험했던 자연에 대한 경외가 민감한 감수성으로 숨어 있다. 유약 씀씀이를 보면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도 예사롭지 않다. 기술과 실용이 만나 자연주의과 쾌락주의가 공존하는 다기들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근작은 새로운 변신을 두고 고뇌한 끝에 힘겹게 잉태한 노작(作)들이다. 전통 한국 다완에서는 유약을 칠하다 우연히 생긴 귀얄문 외에는 표면장식이 거의 드물지만 이 작가의 이번 신작들은 변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서 표면 장식의 문제에 도전하기로 하고, 마음 심(心) 자를 그 화두로 정해 기존 도자기에서 보기 힘든 회화적인 요소들이 독특함을 선보인다.
하다. 사경을 하거나 선화를 그리던 수도승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그가 다완에 획화문(劃花紋) 기법으로 나타낸 마음 심자는 더 이상 문자가 아니라 눈 코 입으로 변해 표정 있는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시도가 다완에 표정을 담은 셈이 됐다.
그 표정은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보는 이의 심경에 따라 희노애락의 다양한 표정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표정이 담긴 다완에서 근엄함을 넘어선 해학과 여유, 그리고 규범의 굴레로부터 자유스러운 풍류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차의 마음` `마음을 담다` 등 이 작가의 도예작품 25점이 전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