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내 몸 앞의 삶` 복거일 지음 문학과 지성사 펴냄, 221쪽
이 소설은 북한에서 반중 활동 혐의로 긴 시간 동안 강제 노역을 하다 풀려난 윤세인이라는 인물이 딸의 결혼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거액의 대가를 받고 자신의 젊은 몸을 늙은 몸과 바꿔 노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는 지금으로부터 60년 이후의 조금은 먼 미래 이야기다.
작가는 생명 연장과 노화 방지 기술이 발전된 극단의 미래를 상정하고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을 문제들을 제시한다.
젊음을 돈으로 사고팔게 된다면 어떨까? 긴 노년을 맞게 된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 그들의 욕망은 어떠한 것들이고 어떻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의 욕망을 이해하고 운명을 수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등의 의문이 소설의 줄기를 따라 솟아오른다.
복거일은 사회와 문명의 발전에 따른 문학의 진화와 확산 가능성,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소설의 시공간 확대에 주목해왔다.
이 소설은 그가 천착해온 그 가능성의 사회를 펼쳐내 보이며 인류가 처음 맞닥뜨리게 될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길 요구한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들의 일관된 면모가 돋보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