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늦은 출근시간, 해가 뜬지 꽤 오랜 아침 9시인데도 차 밖의 기온이 영하 9도에 이르고 있다. 새벽에는 분명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을 것이다. 서울의 기온은 영하 16, 17도에 이른다고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이런 강추위는 매우 드물기에 체감온도가 더욱 낮은 것이리라.
이런 때 호황을 맞는 것은 스키장일 것이다. 물론 눈이 있어야 하지만, 높은 산에는 겨울에 항상 눈이 쌓이기 마련이고, 요즈음은 인공눈 제조기까지 있어서, 평지에 눈이 없다고 스키장에 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항은 경상북도의 남단에 위치해 겨울기온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서 스키장의 설치 및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에는 내국인들만이 아니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도 스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데, 이런 때는 강원도의 산악도시들이 부럽기도 하다.
강원도와 충청북도의 어느 저수지에서는 빙어낚시가 한창이다. 얼음에 구멍을 뚫고 낚시 줄을 드리우면 조그만 빙어가 걸려 나온다. 사람들은 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즐거워한다.
필자도 빙어를 좋아 하지만, 미국의 5대호에서 잡히는 `양미리` 만큼 큰 빙어를 튀겨 먹다가, 우리 한국의 빙어를 보면 너무 작아서 아쉽다. 물론 사람들에게 빙어의 크고 작음은 큰 문제가 아니며, 빙판에서 직접 물고기도 잡고, 매운탕도 해먹고, 캠핑하는 재미로 그곳에 몰려드는 것이다.
필자는 여행을 자주하지는 못하는 편이지만, 한두 시간 거리는 다녀 본 곳이 많다. 경주는 자주 가 보는 천년고도인 역사관광지이고, 그 이외 가는 곳은 월포, 영덕 등의 바닷가나 그 근처 호수와 산이다. 단순히 `경치가 좋아서 찾아간다`라기 보다는 `대게`, `송이버섯` 등 국가적으로 잘 알려진 먹거리나 생산품들이 있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동해안이 아름답다고는 하나 그 경치 때문에 두어 시간 거리를 자주 운전해 갈 것이냐? 단순히 싱싱한 활어회를 먹으러 두어 시간 거리를 운전해 갈 것이냐? 그렇지 않다. 활어회는 지척에 있는 죽도시장에 가도 잘 먹을 수 있고, 인근 바닷가에도 숫하게 많은 횟집들이 있다.
분명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지역을 알리기 위해서는 평범한 것이 아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분명한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포항시가 좀 더 많은 관광객과 내방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울이는 많은 노력들이 대단하다 느끼면서도 2% 아쉬움이 있다. 그 이유가 `지방중소도시로서의 한계이지, 전략부족 때문은 아니다` 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수도권에서 먼 중소도시이고, 인근에 국내 최고의 관광지인 경주가 있고, 대도시인 울산이 있으니, 포항이 차별화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은 이러한 약점들만이 아닌 강점들이나 기회를 줄 잠재요소들을 분명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살려낼 전략구사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포항시가 적극적으로 추진의사를 밝힌 `T9 오션프로젝트`는 포항을 차별화시킬 매우 좋은 사업들의 집합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사업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포항에 이미 내재된 강점과 함께 차별화작업이 용이할, 좀 더 구체적인 선도적(Pilot)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는 북부해변이나 포항운하에 세계인들이 주목할 만한 최첨단의 롤러코스터 및 번지점프시설 설치, 영일만 크루즈 유치와 차별화된 선상파티 및 페스티발 개최, 국내외적인 주목을 끌만한 `스마트 에코 빌딩`이나 원형재현의 `노아의 방주` 건설, 포스텍과 한동대의 `미식축구`, `조정` 등에 걸친 정기 스포츠 라이벌전 개최 등 구체적으로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