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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현실인식과 내면의 회화적 표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3-12 00:04 게재일 2013-03-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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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석 앙스트블뤼테展<br>17일까지 수성아트피아
▲ 이영석作

한국화가 이영석 계명대 교수가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23번째 개인전 `앙스트블뤼테(Angstblute)전`을 갖는다.

이 교수는 그간 한지에 수묵으로 그어진 굵은 선과 여백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미를 통해 인간본연의 본성과 죽음에 대해 사색하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일관된 작업세계를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안한 현실인식과 인간 내면 세계의 회화적 표현의 하나로 펼쳐진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안한 감정의 상당 부분은 흔히들 사람들이 자책할 성질의 감정은 아니다. `불안 상태`는 불안이라는 감정 그 자체보다는 현대인으로서 겪는, 모든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실존으로서 불안이라는 차원에서의 불안정한 상태를 일컫는다.

이 교수는 불안에 대한 회화적 표현을 목탄을 이용한 드로잉된 인물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출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태롭고 불안한 인간의 심리 상태와 삶에서 느끼는 사소한 감정들의 표현이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두려움,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 불안한 공간에 갇혀서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공포를 기다리며 병들어가고 있는 단절과 고립의 상황과 같은 현대인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이 교수는 목탄의 질감을 이용해 거칠게 표현했다. 이런 그의 작품과 마주하고 있으면 마치 우리 자신의 억누를 수 없는 충동과 불안한 심리를 이미지로 표현해 놓은 듯 아픈 내면의 자화상과 마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굳이 매일 쏟아져 나오는 뉴스 한 토막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현대인의 황량한 심리는 `상처`, `불안`, `외로움`, `죽음` 등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 교수 작품은 현대인들이 겪는 가장 핵심적인 어려움인 불안감에 대한 공감의 표출이다.

이 교수는 삶의 불안은 늘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지만 우리는 자신의 불안을 통해 스스로를 예술로 치유해내고 나아가 이러한 성찰이야말로 개개인에게 빛을 가져다주리라는 소망을 품었던 것은 아닐까. 결국 이 교수는 절망과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을 `앙스트블뤼테`의 힘으로 승화시키고자 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모두 19점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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