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서 보내온 편지 ⑷ <br>전우애로 똘똘 뭉친 전국팔도 사나이들<br>체력 단련에 자기계발까지 보람찬 나날
아버지, 어머니 막내아들 윤한이 입니다. 한겨울 살갗을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 끝에도 이제 제법 따사로움이 느껴지는 햇살을 보면 독도에도 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겨우내 아들 없는 빈자리를 채워 드리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지만,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며 부모님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에서 성실히 근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훈련소에 입대하면서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을 생각할 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제가 군대에 가고 난 뒤 큰누나도 결혼하고 작은누나도 직장 때문에 부모님 곁을 떠나있어서 자식들의 빈자리가 더욱더 크게 느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전역을 해도 부모님과 함께 전역의 기쁨을 잠시 뒤로한 채 또 바로 미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저도 마음이 무겁고 또 부모님께서 막내아들이 혼자 떠나서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많이 하시겠지만, 저도 이제 제법 군 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나갈 채비를 할 정도로 많이 성숙해 있습니다.
독도에 들어가기 전 울릉도에 있는 울릉경비대에서 전술 훈련은 물론 강력한 체력 훈련을 통해 몸매가 부모님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어릴 때 항상 말썽만 부리고 철없던 아들이 군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것 같습니다. 군 생활을 하며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독도의 밤하늘을 바라보고 부모님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잠겨 있을 때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부모님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셨던 대가 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생각, 부모님은 물론 저 자신을 위해서도 군 생활을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근무뿐만이 아니라 군 생활을 하며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혀도 그 어려움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더 성숙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더러는 군 생활을 무의미하고 인생에 가장 아까운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 말에 대해서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하며 군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자신만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틈틈이 자기계발의 시간도 있고,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군에서 또 다른 또래 등 연배들과 끈끈한 연을 만들 수 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최동단인 독도에 전국 팔도 사나이들이 다 모여 애국심과 자부심을 느끼고 전우애로 똘똘 뭉쳐 독도 근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독도에서 근무하면 불편한 것도 많지만 제가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어머니, 아버지께서 항상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을 믿고 지켜봐 주시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철없고 말썽만 부리던 막내아들을 믿고 항상 지켜봐 주신걸 이제 군대에 와서 깨달았습니다. 부모님께 항상 죄송스럽고 감사함을 느끼며 남은 군 생활 동안에 더 어엿한 아들로 돼서 뵙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