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가 몰라 왜 화끈해야 하는건지, 아임 어 마더 파더 젠틀맨(I`m a mother father gentleman)`. 도대체 이게 뭔 소리인지 궁금한가? 뮤직비디오 출시 일주일 만에 전세계 2억명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 미국 빌보드 차트 진입 즉시 12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한 싸이(PSY)의 신곡 `젠틀맨(Gentleman)`의 가사이다. 이런 추세라면, 작년 전세계를 강타한 `강남스타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사실 필자는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발표되기 전 미리 공개된 음원을 듣고 다소 실망했다. 미국 빌보드차트 전문가 등 외국 음악 전문 비평가들 또한 이번 `젠틀맨` 음원 자체에는 그리 호의적인 평을 내리지 않았다. 대부분 `젠틀맨`은 여느 클럽 음악과 다를 바 없다며 실망감이 섞인 평이 지배적 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해서일까? 싸이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youtube.com)를 통해 전 세계로 `싸이 콘서트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고, 바로 그 콘서트 현장을 통하여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YG에서는 강남스타일 대박에 이어, 이른바 또 한번의 `신의 한수`를 둔 것이다. 외국 언론에서는 “번개가 같은 곳에 동시에 두 번 떨어진 경우와 같다”라며 `젠틀맨`의 대히트를 평가했다. 음원 발표를 미리 한 것부터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로 콘서트를 기획, 그리고 최후의 뮤직비디오 공개에 이르기까지, YG측의 뛰어난 전략과 위기관리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싸이가 월드스타로 확실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전세계에 영향력 있는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필자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바라는 바다. 하지만 싸이를 향한 박수와 응원 가운데 떨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싸이의 `젠틀맨` 뮤직 비디오를 보면 아무리 후한 점수를 준다 해도, 싸이의 성적 판타지를 표현한 포르노그래피 작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포르노그래피의 목적이 무엇인가. 사회적 규율과 약속의 파괴이며, 여성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짓밟음으로써 포르노그래피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심리적 최음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렇게 이야기 하면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드네`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싸이 특유의 B급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젠틀맨`이 저급하다고 싸이에게 그것을 채우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싸이의 성공은 열렬히 응원하되, 적어도 싸이의 B급 포르노그라피에 이미 노출되어버린 수많은 미성년자들에게는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는 알려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이다. 또한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스러운 것을 세계에 내보여주면 된다.
다행히 지난 17일 KBS 방송 심의실에서는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방송 불가의 이유는 뮤직비디오의 내용 가운데 싸이가 공공기물 훼손을 하고 있다고 판단,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KBS의 이번 조치는 거침없는 폭주족 싸이의 무한질주에 적절한 타이밍에 제동을 걸어 사회적 기준을 바로 세워준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간접적으로나마 전세계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이 문화적으로 다양성이 허용되는 자유로운 사회이면서 동시에 명확한 사회적 기준과 품격을 소유한, 올바른 틀을 갖춘 국가란 것을 알린 것이다. 그렇다. 누가 뭐라 해도 `젠틀맨`은 분명, `품격이 있는 남자`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품격 있는 젠틀맨들이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