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원종국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85쪽
이 책은 어딘가 한쪽씩 고장 나고 쪼그라든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그래도”의 가능성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한다.
멋진 해결이나 대단한 해소 없이도 자조와 좌절에 파묻히지 않는 `그래도`들의 이야기가 읽는 이들의 마음 한편에도 작게나마 간질간질한 봄을 피워올릴 것이다.
앞선 이야기를 인정·수용하면서도 뒤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귀결될 때 쓰이는 접속부사 “그래도”. 마치 이전 삶에 대한 부정성을 모조리 긍정으로 전환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의 클리셰처럼 사용되기도 하는 단어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 “그래도 사랑한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등 `그래도`가 범람하는 오늘 여기에서, 원종국의 `그래도`를 음미해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