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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언매치` 연작 3편 등 8편 수록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5-10 00:08 게재일 2013-05-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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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원종국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85쪽
1999년 `진주신문` 가을문예와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원종국의 두번째 소설집 `그래도`(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하나의 모티프를 다양하게 변주해가며 탄탄한 이야기 위에 통통 튀는 상상력을 선보여온 원종국의 14년간의 시도와 실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SF적 상상력과 실험적 기법을 동원해 생명 복제와 이를 둘러싼 철학적 문제를 선구적으로 다루며 지속적으로 발표된 `믹스언매치` 연작 3편을 비롯한 총 8편의 단편이 이 소설집에 수록됐다.

이 책은 어딘가 한쪽씩 고장 나고 쪼그라든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그래도”의 가능성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한다.

멋진 해결이나 대단한 해소 없이도 자조와 좌절에 파묻히지 않는 `그래도`들의 이야기가 읽는 이들의 마음 한편에도 작게나마 간질간질한 봄을 피워올릴 것이다.

앞선 이야기를 인정·수용하면서도 뒤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귀결될 때 쓰이는 접속부사 “그래도”. 마치 이전 삶에 대한 부정성을 모조리 긍정으로 전환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의 클리셰처럼 사용되기도 하는 단어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 “그래도 사랑한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등 `그래도`가 범람하는 오늘 여기에서, 원종국의 `그래도`를 음미해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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