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나영수 객원지휘<br>대구시립합창단 23일 문예회관서 명곡 한자리 선보여
대구시립합창단의 특별기획 `한국합창의 향연-향수`가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회는 객원지휘자로 한국 합창계의 거장 나영수 선생이 객원지휘자로 무대에 올라 한국합창의 진수를 선사한다.
공연은 아름다운 노랫말과 우리 정서에 맞는 선율로 사랑을 받아온 한국 합창의 명곡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도록 민요합창·남성합창·여성합창·무반주합창·달구벌노래 등 모두 5개의 무대를 1부와 2부로 나눠 선보인다.
먼저 첫 무대인 민요합창에서는 전통 가락과 리듬을 엿볼 수 있는 김동진의 `당달구`로 문을 연다. 이 곡은 평안도 지역에서 집터를 다질 때 부르는 노동요를 주제로 한 합창곡이다. 이어 동학 농민운동 때 불렸던 민요를 작곡가 채동선이 엮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가 그 뒤를 잇는다.
`뱃노래`는 판소리 `심청가`에 나오는 노래로 우리나라 전통 빠르기말 중 가장 느린 진양조로 시작해 중간 빠르기 중모리, 가장 빠른 자진모리로 장단이 고조되면서 흥을 돋운다.
이어 남성합창 무대는 남성특유의 호탕하고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웅장한 화성과 심층적 구조가 인상적인 `돌의 노래(최창권 작곡·박두진 시)`를 시작으로 구수한 가사가 인상적인 `된장(정덕기 작곡·탁계석 시)`과 낡은 플라스틱 접시위에 놓인 산낙지의 비애를 능청스레 읊어대는 `산낙지를 위하여`, 이 두 곡은 먹을거리라는 일상의 소재를 예술로 승화시킨 신선한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이와 상반된 매력의 여성합창 무대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표현과 화성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을 벗 삼아 자유를 누리자는 `소요유(이영조 작곡·장곡교 시)`와 사랑은 죽도록 아름답다고 노래한 `제비꽃(김준범 작곡·김석규 시)`에 이어 물질 만능을 꼬집는 `성공시대(오병희 작곡문정희 시)`로 1부를 마무리 한다.
휴식 후, 무반주 합창으로 아리랑의 기원인 아라리를 노래한 `예맥아라리(함태균 작곡)`는 곡 전반에 흐르는 신비로운 여음 위에 여성독창자의 꺾어 지르는 고음의 절정부에서는 독창적인 한국창법을 들을 수 있다. 이어 사랑하는 님의 혼을 부르는 가슴 절절한 김소월의 시 `초혼(조혜영 작곡)`을 노래한다.
마지막 무대인 달구벌 노래는 대구 출신 작곡가인 현제명의 `나물캐는 처녀(김동환 편곡)`와 작곡가 박태준의 `동무생각`을 들려준다. `동무생각`은 작곡가 이선택이 편곡한 버전으로 팡파르가 울리는 듯한 피아노선율과 웅장하고 화려한 합창의 도입부에 이어 재즈적인 요소의 당김음이 사용된 흥겨운 후반부로 세련되게 재탄생 한 곡이다.
이날 객원지휘를 맡은 나영수 지휘자는 국립합창단 예술 감독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창작합창축제 명예조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간 우리나라 합창음악의 발전과 한국적 창법의 개발 및 보급을 위해 일생을 헌신해 왔으며 해외연주회를 통한 한국합창음악의 세계화에도 앞장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