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을 비롯한 12명의 스님들은 하안거 결제일을 맞아 이날부터 한국불교대학 경주 감포도량에 있는 무일선원에서 무문관(無門關) 수행에 들어갔다. 우학 스님을 뺀 나머지 스님들은 전국에서 모집됐다.
이 수행은 외부에서 문을 걸어 잠가 출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무문관 수행은 1964년 정영, 제선 스님이 부처의 6년 설산 수행을 본받아 도봉산 천축사에 무문관을 세우면서 수행의 아이콘이 됐다. 스님 100여명이 이곳에서 6년간 수행에 들어갔지만 기한을 제대로 채운 스님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들은 앞으로 1천일 동안 각자 출입문을 완전히 폐쇄한 좁은 공간에서 하루 한끼 공양구로 들어오는 음식에만 의지한 채 묵언과 화두 정진을 계속하게 된다.
우학 스님은 사찰 창건 21년 만에 한국불교대학을 한국의 대표적인 가람으로 키워왔지만 아직도 수행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뜻을 같이하는 스님들과 함께 천일 수행 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12명의 스님들이 천일 무문관 수행을 함께 하는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로 불교계의 수행풍토를 일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학 스님은 `1천일 무문관 청정결사문`에서 “공심(空心)으로 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중생이다 보니 수행력이 부족하다. 무문관 안에서 참선하면서 신도님들을 위해 기도 축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불교대학 신도들은 사경명상과 금강경 독송을 매일 하는 방법으로 우학 스님의 1000일 결사에 동참하기로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